북한의 무단 방류로 빚어진 임진강 수해참사는 돌발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 북의 물 테러다. 임진강 상류에서 갑자기 홍수가 나는 바람에 강변에서 야영하던 우리 국민 6명이 익사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참사는 정부의 위기대응 시스템이 허점투성이임을 드러냈다. 물론 현장의 자동경보시스템 고장, 당직 근무자의 태만 등에 더 문제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중앙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현 정부 들어 위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후퇴한 것이 문제였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축이 돼 국가적 위기상황을 33개 유형으로 분류해 부처별 실무 매뉴얼과 현장별 구체적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위기관리센터도 청와대가 종합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출범 직후 전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위기 관리 매뉴얼이 과잉이고 실효성도 없다며 관련 기구를 대폭 축소했다.
그 결과의 하나가 작년 5월 조류독감 확산 차단 실패였다. 종합적 지휘와 조정 기능이 없어 농수산부 복지부 행안부가 서로 책임을 떠밀다가 시기를 놓친 것이다.
이전 정부의 제도와 경험을 무조건 백안시할 게 아니라, 수용할 것은 수용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군사력뿐만 아니라 댐 건설 및 방류 등 비군사적 행위를 통해 휴전선 아래 남측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 것이다.
정부는 하루 속히 문제 해결 방안을 구축하는 ‘접경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 간 현안이 될 수 있는 접경피해에는 임진강과 북한강 수해 외에도 화재 병충해 전염병 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북한의 수공(水攻)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대응 댐 건설 등 근원적 처방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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