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부터 유죄의 판결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집행유예, 선고유예, 가석방 등으로 사회 내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교육·원조하여 범죄의 유혹으로부터 지켜내고 궁극에는 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국가기관이 법무부 보호관찰소이다.
이 땅에 보호관찰 제도가 시행된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전국 각지의 54개 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 등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연간 18만 명에 달하며 그 중 미성년자는 약 5만 명에 이른다. 성인의 경우 주거가 확실하고 직업이 있기 때문인지 대부분 재범에 이르지 않고 보호관찰,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의 소중한 경험을 통하여 사회의 훌륭한 일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한 번 비행을 시작하면 그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반복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검사의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를 시작으로 보호관찰을 거쳐 소년원까지…. 그 과정에서 학교를 중도 탈락하고 그것도 모자라 결국엔 교도소에 수감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안타까움과 동시에 보호관찰관으로서의 한계에 절망하기도 한다.
질풍노도의 격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부모의 이혼 등으로 결손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다. 한번 시작된 이들의 비행을 멈추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동장치인 돌아갈 가정이 없는 것이다.
이들을 위하여 정부는 그룹홈(Group Home) 등 대안가정의 모형을 만들어 가고 있으나, 보호관찰관 일인당 150명 내지 200명의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는 초(超)콩나물시루의 우리 현실에서는 재범한 대상자에 대한 행정조치만으로도 그 업무량이 버겁다는 것이 오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다’라는 금언에 맞게 앞날을 내다보는 과감한 국가예산의 투입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2조가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지도 및 원호를 통한 사회복귀 촉진에 대한 협력 의무를 모든 국민에게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 모두는 잠재적 보호관찰관이라 할 수 있다. 누구라도 보호관찰소의 문을 두드리면 자원봉사를 통하여 보호관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 없는 아이들, 돌아갈 따뜻한 집이 없는 아이들, 거리를 방황하며 누군가 내미는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의 손에 온기가 가시기 전에 따뜻하게 맞잡아주는 어른들이 많이 나올 때, 국민 모두가 보호관찰 청소년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줄 때, 더 이상 유영철도 강호순도 나오지 않는 21세기 건강한 대한민국 사회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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