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국내 3개 공장 조합원들이 직장폐쇄가 전격 단행된 25일 오후 광주공장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사측이 통보한 정리해고 명단을 불태우고 있다.
15년만의 직장폐쇄가 단행된 가운데 25일 진행된 금호타이어 노사간 임금협상이 또 다시 결렬됐다. 노사는 26일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금호타이어 노사 양측은 회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이날 오전 10시 광주공장 대회의실 옆 협상장에서 2시간 남짓 제20차 임금교섭을 가졌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은 결렬됐다.
노조측은 지난 5월11일 노사대표 상견례 이후 줄곧 주장해온 당초 요구안에서 크게 물러선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교섭안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맞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측은 이날 협상에서 ▲임금 동결 ▲2010년 1/4분기 이후 성과금 재논의 ▲실질임금 하락분과 무노동 무임금 보존방안 제시 ▲국내 공장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 ▲수당 신설·인상건 삭제 등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했다.
임금 7.48%인상, 2008년 추가성과금 및 올 성과금 지급, 실질임금 하락분 보전, 설비투자 이행 등을 요구한 당초 교섭안에서 여러 발 물러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 위기는 결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며, 장기적으로 누적된 결과물”이라는 종전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사측은 특히 ▲임금동결 및 정기승호 보류 ▲성과금 지급 불가 ▲학자금·교통비 등 복리후생 항목 내년까지 중단 ▲정원 재설정과 여력인원 전환배치 ▲품질혁신운동 ▲공장가동률 하락에 따른 일자리나누기 등 6개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광주와 곡성공장의 규모를 70%로 줄이고 전체 인력의 13.3%에 해당되는 706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재확인했다.
결국 노사는 노조측의 양보에도 불구, 이견차만 확인한 채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노조측이 2차 전면파업에 나서는 26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21차 교섭을 갖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광주공장 안팎에서 광주, 곡성, 평택공장 조합원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직장폐쇄 및 정리해고 항의집회를 가진데 이어 26일 2차 전면파업을 벌인 다음 차기 집행부 선거기간인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는 쟁의유보 방침에 따라 정상조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노조측이 최근 사측이 통보해온 733명의 정리해고 명단을 밀봉된 채 불태우는 ‘정리해고 화형식’을 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임금 교섭을 이끌어온 현 집행부의 임기가 이달 말까지여서 선거 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 정국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최소한 이달 말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노사 양측은 전망했다.
결국 장기파업으로 직장폐쇄가 무기한 진행될 지, 극적인 타결이 성사될 지 여부는 26일 오전 교섭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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