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익명의 기부자가 전남 담양군에 돈상자를 보내와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그 액수는 2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야말로 아름다운 기부의 극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 익명의 기부자는 A4 용지 크기의 편지에서 “골목길에 등불이 되고파! 일찍이 푸른 신호등처럼, 그러나 적신호가 행동을 막아 이제야 진행합니다. ‘소방대 장학금’, 5년이상된 자녀, 2~4년제 1~2명, 졸업시까지 매년 지급, 읍·면장 추천으로 군에서 집행”이라고 적혀 있었다. 대상자를 명확히 한 점으로 보아 기부의사가 확실함이 분명하다. 또 편지 말미에 ‘현재액 +α’라고 적어 추가기부 의사도 내비쳤다고 한다.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각박한 기부문화의 현실에 귀감이 되는 일이다. 평생을 덜 입고 덜 먹고 해서 모은 전 재산을 학교에 기부한 할머니도 있는가 하면 매월 단 돈 만원씩이라도 기부하는 천사들도 있다. 그외 다양한 방법의 소액 기부자들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런 거액을 익명으로 기부하기란 대단한 결심이 아니고서는 힘든 일이다. 사람은 본래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는 ‘과시’가 숨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 익명의 주인공이 소방대원의 자녀에게 장학금으로 써달라는 부탁으로 보아 필연 소방기관과의 관련이 있을 거라 본다. 과거 사연이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은혜를 세상에 다시 갚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장한 일이다.
이번 일을 두고 담양군과 사회복지 관련자들은 익명의 기부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예고도, 전례도 없이 찾아든 돈상자에 담양군 공무원은 물론 지역민들 역시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주지회는 “감동 그 자체”라면서 “‘기부 중독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나누고 베푸는 미덕을 확산시키는데 모두가 주력해야 한다. 또한 금전의 유무를 벗어나 오늘부터라도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아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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