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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달임과 음식문화 |
2009년07월26일(Sun) |
| 박상주<편집국/국장, 시인> |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속절(俗節)이 복(伏)이다.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이라 했다.
지난 14일에 초복이 지났으니 24일이 바로 중복(中伏)이다. 날짜로만 살핀다면 짜증스러운 복더위도 절반이 꺾인 셈이다. 그동안 계속되었던 장마와 본격적으로 시작된 더위로 늘어진 심신을 회복하기 위하여 몸에 좋다는 삼계탕, 장어 등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복을 이기는 최고의 보양식품으로 꼽히는 개장국집이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음식도 체질에 맞게 먹어야 한다하여 체질에 따라 어울리는 다양한 보양식이 소개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복중 최고의 보양식은 뭐니 뭐니 해도 개장국이다.
그렇다면 우리민족은 왜 개고기를 먹을까. 또 개고기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개고기의 역사는 오래다. 개장, 구장, 지양탕, 보신탕, 영양탕, 사철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개장국의 탄생은 조선 중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이미 삼국시대 이전부터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17세기부터 개장, 개장국 누르미, 개장고지 누르미, 누런 개 삶는 법 등 각종 개고기 조리법이 상세히 적힌 기록서가 발달했고 19세기 중반이 되면서부터는 개장을 전문으로 파는 목로주점도 생겨났다.
우리 조상들이 복날 개고기를 먹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개고기가 지닌 쇠(金)의 성분 때문이다. 조상들은 화기(火氣)가 극성을 부리는 복날은 불이 쇠를 녹여 금의 기운이 쇠퇴한다고 여겼다. 따라서 금의 기운이 왕성한 개를 먹어 부족한 쇠를 보충해 더위로 허해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 세웠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는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보허(補虛)’하며,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는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양기를 돕는다’고 하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개고기가 동물애호가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연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웰빙 바람으로 평상시에도 늘 보양식을 챙겨먹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복날의 보양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무엇을 먹고 안 먹고를 떠나 복날 음식에서 선조들이 남긴 뜻을 되짚어 보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한끼 식사를 한다면 체력 보강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살찌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온난화로 더욱 더워진 올여름 부디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바라며….[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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