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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형 사립고, 정책전환 필요 |
2009년06월25일(Thu) |
| 박상주<편집국/국장, 시인> |
현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공교육 강화 정책의 핵심이라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간판격인 ‘자율형 사립고’가 시작도 못해보고 휘청거리고 있다. 정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겠다는 학교가 소수이고, 그나마 조건을 만족시키는 학교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자율형 사립고 지정 신청 현황을 보면 서울시가 30곳으로 가장 많고 대구가 3곳, 우리지역인 광주가 2곳, 그리고 전남지역에서는 아예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신청을 한곳 중에서도 4개교는 오히려 신청 철회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일선 학교의 참여가 저조한 원인은 자율형 사립고 설립기준인 등록금 5% 전입금 기준조차 충족할 수 없을 정도로 재정적 자립이 불가능한 부실 사학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우수한 학생 선발이 어려운 학생 선발 방법 때문으로 교육과정 운영, 교원인사, 학생 선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자율성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와 고교 입시 부활에 대한 방지책으로 학교 별 필기고사 또는 교과지식 측정을 목적으로 한 입학 전형을 실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해당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고교 평가의 잣대로 활용되는 명문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우수한 학생 선발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학교 운영비을 충당하기 위해 높게 책정되어야 하는 입학금 또는 등록금을 감수할 지방 소재 고교에게는 실현성이 부족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재정부실 사학들이 세우는 자율형 사립고는 필연적으로 등록금이 엄청나게 비씬 귀족학교가 될 수 밖에 없고 높은 등록금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지방에서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고 자율형 사립고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자율형 사립고의 지정이 궁극적으로 학교 재정 보조금의 부담 경감과 학교의 다양화를 통한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확대 효과를 가져온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교육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추진되는 탁상공론 정책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교육 정책은 공권력이 실현하려고 하는 교육의 방침 및 체계적 수단이지만 다양한 방면에 관련되는 문제이므로 정책 결정과 수립 과정이 중시되어야 한다. 또한 수립된 교육 정책은 국민 전체를 이끌어 가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는 과정이 객관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
물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 입법예고를 통해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는 법적 절차를 거쳤다고는 하나 현 정부의 공약 사항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일방통행의 교육 정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 “사교육비 증대”, “고교 서열화”, “부자를 위한 교육 정책”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따라서 자율성 사립고의 전국 확대 실시 이전에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여 시간을 두고 시범운영하는 등 정책적 전환이 필요할 때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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