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본회의 도중 의원과 집행부 간부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험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이를 제지하지 못하는가 하면, 상임위원장이 신상발언을 통해 교육청 간부들의 자리배치 편의를 요청하는 등 의사진행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17일 제179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시정질문을 벌였다.
이날 오전 의사일정을 마친뒤 정회에 들어가기 직전 한 상임위원장이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광주시에 비해 광주시교육청 간부들의 좌석이 비좁다”며 “양 기관이 차별화돼 있는만큼 이에 대한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게 골자였다.
평소 교육청 국장급들만 참석했던 관행과는 달리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몰리면서 자리가 비좁아진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의 신상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는게 시의회 안팎의 판단이었다. 상임위원장급의 신상발언이라면 의사진행과 관련해 비중있는 소견이 발표됐어야 하지만 전혀 생뚱(?)맞는 발언이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이날 이례적인 신상발언에 주의를 기울였던 동료 의원들도 어이없어하는 반응들이었다.
한 동료의원은 “의회의 자리배치 문제는 소관 상임위원장이 신상발언을 할만한 사안이 못된다”며 “집행부측에 과도한 배려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광주시에 대한 시정질문에서도 의사진행의 허점이 노출됐다.
이날 광주시 고위 간부가 시정질문 답변과정에서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시민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경시했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전혀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날 고위간부는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이해를 못하시니까, 질문을 정확히 하세요, 이야기 안 들으려면 질문하지 마세요” 등의 험한 말로 시의회 본회의를 파행으로 몰았으나 회의진행을 맡은 의장은 전혀 가로막지 않았다.
국회의 경우 이런 상황이면 곧바로 정회를 선언한뒤 해당 기관장의 사과를 요구했겠지만 광주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에서는 어떤 이유인지 이런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집행부 간부의 발언을 제지하도록 의장단에 신호를 보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며 “시의회의 위상이 무너지면 이는 곧 시민들이 무시당하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의회 본회의를 모니터링한 시민들만 눈살을 찌푸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주시의회는 시의원과 집행부 사이의 개인적인 다툼을 벌이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신성한 곳이 돼야 한다”며 “의원이나 집행부 간부의 경솔한 태도로 의회의 위상이 무너져서는 안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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