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 127명·부상 4천957명…지속적 증가
재해율 0.88%…전국 평균 0.71%보다 월등히 높아
▲연도별 광주ㆍ전남재해자수 추이(전남동부일부지역 제외)
부상자 430만명, 그리고 이중 사망자 7만5천명. 전쟁을 치르고 있는 어느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 산업현장에서 1964년 이후 발생한 숫자다. 지난 35년간 광주 인원의 3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산업현장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은 것이다.
4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9만5천806명이 부상을 당하고 이중 2천42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262명 꼴이다.
전남 일부를 제외한 광주·전남지역만 놓고 보면 지난해 부상자는 4천957명, 사망자는 127명이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약 2만여 명의 사람들이 가족의 부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이중 500여 명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광주·전남은 타 지역에 비해 산업재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재해율은 0.88%로 전국 평균 0.71%보다 월등히 높았다. 재해자는 전년에 비해 548명이나 늘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산업재해를 업종별로 보면, 사고 다발 3대 업종으로 구분되는 제조업과 기타의 사업, 건설업이 전체 재해자의 8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건설업과 기타의 사업의 경우 재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최근 다소 감소세를 보이던 제조업마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제조업에서의 재해가 크게 증가한 데에는 조선업이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간 목포지역이 조선 관련 산업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에서 미숙련공에 의한 재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타의 사업 재해 증가는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숲가꾸기 사업에 일정부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광주시와 전남도에서 사업을 크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없는 근로자들이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서 재해가 지난해 47명에 불과했던 재해자는 금년 4월 현재 94명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유형별로는 후진국형 재해로 분류되는 추락, 협착, 전도 재해가 지난해 전체의 49.3%를 차지해 여전히 우리 산업현장이 열악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산업재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경고한다. 최근 국내 건설기업 중 한 곳이 사망사고 1건은 10억 원에 달하는 직·간접 손실을 가져온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대로라면 지난해 1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주·전남은 사망재해로만 약 1천27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부상에 의한 손실까지 감안하면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액은 추정이 불가능할 정도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관형 광주지역본부장은 “최근 전반적인 경기가 어려운 상태에서 광주·전남지역 산업현장의 산업재해가 수년 째 정체되어 있어 걱정”이라며 “산업재해는 기업에 직·간접적인 손실은 물론 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 발도 못 붙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지역 산업현장이 침체된 경기 속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산업재해를 예방해 사회적 손실부터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인 것만은 확실하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