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단지 추진 과정에서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무자격자에게 지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신정훈 나주시장과 일부 공무원들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신 시장은 곧바로 직무가 정지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장병우)는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보조금 지급과정에 관여한 나주시청 친환경작물과장 한모씨(55) 등 관련 공무원 4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징역 1년6월~3년에 집행유예 2~4년을 선고했다.
신 시장은 공직선거법 이외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職)을 상실한다는 개정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직은 유지하되, 직무집행은 정지 상태에 놓이게 되며, 시정은 부단체장이 대행하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이 국비보조금을 해당 사업자에게 모두 지급했고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챙기지 않은 점 등은 인정되나 시정 책임자인 시장으로서 관계공무원들이 법률적 문제가 명명백백한 무자격자에게 거액의 국비를 지급했음에도 이를 시정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해당 사업자가 12억원에 이르는 자부담금 해결과 부지 확보, 출자액의 50%이상 현물출자 등에 대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해 감사결과 부적격 판단을 받았고, 급기야 사업이 중단되기에 이르렀음에도 1차 보조금 지급 시점으로부터 21개월이 지난 뒤 또 다시 9억원의 국비 지급을 강행한 것은 결국 국가와 지역에 재정적 손해를 끼치고 적법한 지방자치행정에 관한 국민적 요구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신 시장 등은 화훼단지 조성 과정에서 여건을 갖추지 못한 나주화훼영농조합에 2004년 5월, 2006년 2월 등 2차례에 걸쳐 국가보조금과 시지원금 12억3천127만원을 부당 지급해 국가와 시에 재정적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07년 7월 기소돼 지난해 8월 1심에서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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