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서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하니 고무적이다. 보충수업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충수업은 정규수업의 연장선상에서 강제적으로 실시되면서 학생들이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수업의 질 또한 높지 않아 외면 받았다.
결국 학생들은 보충수업을 끝낸 뒤 다시 학원으로 향했다. 배우고 싶은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주어야 학습 효과를 높이게 되고 학원으로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학교 정규수업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낮에 선생님에게 또 배우는 식이어선 안 된다. 방과후 수업이 교과목에만 치중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특기 적성교육도 시켜야 한다. 사회 명사, 지역사회 전문직 종사자, 인턴교사, 대학생 멘토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방과후 수업은 학원강사를 초빙하는 경우가 많아 교사들이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어떻게 똑바르게 살아가야 하는지까지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 역할을 학원강사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선생님이 존경을 받으려면 학원강사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낮시간 정규 수업이 방과후 수업을 경계할 이유가 없다.
학교의 경쟁력은 학원에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현재 사교육비를 많이 쓰는 곳은 지원대상이 되고 사교육비를 쓰지 않는 곳은 지원대상에서 빠지거나 소액의 지원금만 받게 된다. 사교육이 횡행하는 지역에는 지원금이 나오고 돈이 없어 사교육을 아예 받지 못하는 오지 지역은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동안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많은 대책들이 쏟아졌으나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이는 학생의 요구 및 교육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육현장의 현실을 반영해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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