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진출한 광주·전남 기업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미 진출한 기업도 그렇고 진출할 예정인 기업도 한숨만 쉬고 있다.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두가 다 현 정부의 대북 관련 비우호적 정책의 소산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과거로의 회귀 또한 남북 경제적 우호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훨씬 지났다. 그동안 북한 탐색전도 이제 끝냈을 법 한데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무언가 해법을 잘못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때다. 특히 기업가 출신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다고 천하를 통일했을 때는 두 말할 의심 없이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주었다. 광주·전남인들과의 정치적 지지기반은 달랐지만 국민을 잘살게 해달라는 여망은 이견이 없었다.
1년여 동안 남북관계가 냉전이 지속되면서 개성공단도 몇 차례 찬바람이 불었다. 급기야 지난 21일 “개성공단을 재검토 하겠다”는 북한의 일방적 ‘통보’에 남측 기업들은 당황했다. 특히 광주·전남에서 진출한 기업들은 추후 전개될 상황에 정치적으로 믿는 구석하나 없어 아예 주저앉을 판이다. 불안감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예측 불허지만 공단 폐쇄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진출 기업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현재 전남 담양의 B공업은 냉장고와 세탁기, 이륜차의 핵심부품인 와이어 하네스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 2005년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진출해 3명의 남측 파견 직원과 580명의 북측 인력을 활용,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지난해 초 진출한 H산업은 청정해역인 전남 완도에서 생산되는 김과 미역 등을 개성으로 가져가 현지 가공하는 방식으로 소위 ‘윈-윈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두 업체는 값싼 노동력과 공장 부지의 잇점을 안고 개성행을 앞서 택했으나 지난해 말 상주 허용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통행시간대를 대폭 축소한 ‘12·1 조치’에 이어 이번 ‘4·21 통보’까지 내려지면서 공장운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 외 진출 예정 기업들도 한숨만 짓고 있다.
10년 가까이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자리잡아온 개성공단 사업이 남북관계 경색이라는 외풍에 시달리는 건 남북 당국이나 기업 모두를 위해 결코 득이 될 게 없다. 조속한 관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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