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끝나고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산으로 향하고픈 막연한 생각에서 산행을 계획하지만, 얼었다 녹은 개울가 양지녘에 버들강아지가 솜털을 돋우고 바라다보이는 산은 아지랑이 속에 한가로와 보이지만 산속으로 들어가면 음지녘 계곡에는 아직도 두꺼운 얼음과 잔설이 남아있다.
이와 함께 햇볕이 날 때는 초여름처럼 따뜻하다가도 날이 흐려지면서 바람이 불어오면 날씨는 다시 겨울로 돌변한다. 해빙기란 글자 그대로 얼음이 녹는 시기다. 그러나 낮에 녹는 것이지 밤이 되면 다시 얼어 붙는다.
이러한 해빙기 산행시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돌부리다. 겨울 서리에 흙이 부풀어 올라 돌부리를 움직여 약한 힘이 가해져도 뽑히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돌틈 사이에 있던 눈과 얼음도 서리 같은 작용을 해 자칫 돌부리를 잡거나 디뎠을 경우 빠질 우려가 많다.
그래서 해빙기에 낙석이나 낙상사고가 일년 중 가장 많이 발생한다. 만약 낙석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낙석’이라고 소리쳐 주위 사람에게 경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빙기 산행의 유념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크램펀과 행전을 준비한다. 날씨가 좋을 때는 괜찮을지 모르나 나빠져 눈이 내릴 경우나 그늘에 남은 잔설과 얼음에 대비하여 최소한 4발 크램펀과 잔설지대 통과시 사용할 수 있는 행전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②등산화는 제대로 된 것을 착용한다. 산속은 아직도 겨울인데 도심지의 따뜻한 봄날에 현혹되어 운동화나 이와 유사한 경등산화를 신고갈 경우 녹아 흘러내리는, 얼음이나 눈이 녹은 물에 젖어 동상에 걸릴 위험이 많다. 가능하다면 방수처리를 한 등산화를 착용하여 동상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③방수방풍의와 보온용 여벌의류도 준비한다. 일년 중 해빙기만큼 날씨가 변덕스러운 때가 없다. 햇볕이 나면 초여름이 무색하리만큼 좋던 날씨가 급변,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거나 눈까지 내리면 한겨울로 돌변하므로 이때를 대비하여 방수방풍의와 함께 보온용의류를 지참해야 한다. 아울러 장갑과 귀까지 덮을 수 있는 모자도 준비한다.
④헤드램프와 보조줄을 준비한다. 당일산행의 경우 일몰 전에 하산해야하지만 간혹 누가 몸이 불편하다든가 등산로가 많은 사람들로 막혀 늦게 내려올 경우가 생긴다. 이때를 대비해서 헤드램프 아니면 손전등이라도 준비해 간다. 또 등산로에 있는 암릉을 통과할 경우에는 얼음이나 잔설이 남아 통과시 부담을 주므로 7mm 정도 굵기, 20m 이내의 보조줄을 휴대하여 만약에 대비한다
⑤비상식을 준비한다. 따뜻한 봄날을 생각하고 준비한 점심을 일기변화로 인해 제대로 먹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이때를 대비해서 간식 겸 비상식으로 고칼로리 고단백의 육포나 어포, 초콜릿, 양갱과 사탕 등을 준비하고 보온병에 따뜻한 차나 음료를 준비해 간다.
이와 같이 준비해 안전하고 즐거운 해빙기 산행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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