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Line] session_start() [function.session-start]: open(/tmp/sess_9ecede97b53fa04d2ee966ccd0305b65, O_RDWR) failed: No space left on device (28) [12 Line] session_start() [function.session-start]: Cannot send session cookie - headers already sent by (output started at /home/207/acehost/public_html/jkilbo/Home/_Lib/dbclass.class.php:46) [12 Line] session_start() [function.session-start]: Cannot send session cache limiter - headers already sent (output started at /home/207/acehost/public_html/jkilbo/Home/_Lib/dbclass.class.php:46) 전광일보 - 남도민의 신문, 전남인의 대변인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6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초등학교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라고 발표했던 전북 임실에서 성적 집계가 일부 조작되었다는 보도다.
그 결과 장학사와 장학관, 학무과장, 초등교육과장이 직위해제 됐다. 이후 대구, 부산, 공주에서도 성적이 조작됐다는 보도와 함께 학교 운동부는 일제고사를 치르지 않았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예견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학교 탓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첫 단추인 ‘학교단위채점’부터 잘못이라며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비난 여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교육 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평가에서 기초적인 채점 및 성적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정부가 추진해 온 학업성취도 평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누가 봐도 너무 허술했다. 왜 이렇게 했는지 의문이 든다.
한국일보는 시도교육청이 ‘뻔한 대책’으로 부진학교 지원, 상벌 등에 속도전을 내고 있고, 교원, 학부모 의견도 안 듣고 일방통행을 하며,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만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위권 충격에 빠진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이미 학력신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교장과 교감은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했으며 다른 시도교육청도 높은 학업성취 수준이 결국 교원 역량에 달려있다는 판단에 따라 채찍과 당근을 함께 제시한다는 상태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
한겨레는 열악한 교육환경엔 눈감고 교사 열의만 탓하고 있다면서 출발 지점이 다른 상황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단순히 누가 빨리 골인 지점에 도착했는지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성적이 최하위권인 전북 ㄷ군 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학생 성적이 학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비례하는 현실에서 재정자립도가 낮고 낙후한 우리 지역의 경우 조손 가정이 많고 상위권 학생들도 미리 도시로 다 빠져나가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전국의 학생을 한 자로 재려는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교육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교육학자들의 의견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홍익대 교육학 교수는 “몇 달 뒤 재시험을 봐서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진로 상담과 생활지도까지 아우르는 복지 교육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톨릭대 교육학 교수도 “학력을 올리는데 모든 목표를 집중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접근 방식 자체가 문제”라며 “10~20년 뒤를 내다보고 예산 등을 투입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귀담아 들을 일이다.
3~5%의 학생을 표집 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했던 2007년도까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국의 교과담당 교사들을 모아 며칠씩 합숙을 하면서 채점을 했다. 그런데 이번 평가는 196만 명을 하루에 평가하고 채점방식이나 집계 과정 등의 기본적인 것도 깊이 검토하지 않은 채 평가결과를 공개한 것은 무책임을 넘어 ‘평가의 평’자도 모른다는 비판을 듣게 됐다.
교과부가 뒤늦게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도 호응을 못 얻고 있다. “전면 재검토 하겠다”는 장관의 답변이 있지만 너무 서둘렀고 재정지원과 연계 짓는 것에는 고개를 갸웃한다.
평가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절대로 ‘낙오’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 통과 못함’이라는 말을 씀으로써 속도가 느릴 뿐 시간만 좀 더 주면 언젠가 반드시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란다.
1997년 영국의 토니 불레어는 ‘교육교육교육’이라는 취임연설에서 교육개혁 정책들을 도입했는데 그 중심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일제고사가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일제고사를 도입했던 영국이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점진적으로 일제고사를 폐지하는 순서를 밟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학교명 공개로 망신주기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실패한 정책인 것이다. 세계제일의 핀란드도 평가를 하지 않고 공개도 안한다. 사회구성주의 교육이론에 의거하여 학습의 본능에 호소하고 스스로 배우도록 배려만 한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이 기회를 교육발전의 계기로 삼자.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 모두 교육을 잘하려고 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다. 지엽적인 것을 가지고 시끄럽게 하지 말고 교육을 학교에 맡기자. 학교는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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