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한 구청장이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을 질타하는 게시물을 내부 전산망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남구청에 따르면 황일봉 청장은 이날 내부 전산망에 ‘인사를 앞두고 여러분께 드리는 당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 청장은 게시물에서 “며칠 전 눈이 많이 내렸을 때 추운 날씨속에서도 새벽부터 거리에 나와 제설작업을 해 주신 동료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황 청장은 “길에 쌓인 눈은 비와 달리 많은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에 당시 제설작업에 따른 비상근무 명령을 내렸으나 제 시간에 나온 직원이 있던 반면, 그렇지 않은 직원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비상근무에 임하는 것은 구청장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며 “나도 (구청장에게) 충성하는 직원은 원하지 않는다”고 훈계했다.
이어 황 청장은 “구청장에게 충성하는 사람이 가장 비인격적인 사람이다”며 “우리가 충성해야 할 사람은 바로 지역 주민이다”고 수위를 높였다.
황 청장은 “눈은 언젠가 녹게 돼 있지만 제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들이 생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주민들이 어려울 때 솔선수범해 감동을 주는 것이 바로 행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태의연한 일부 간부급 직원들의 잘못된 습관도 지적했다.
황 청장은 “(하위 직원에게) 가르쳐 주지도 않으면서 서류를 집어던진다거나 비인격적인 행동을 하는 관리자는 자질이 의심된다”며 “간부들은 관리자로서 자질을 향상시키는데 더욱 심사숙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훈계는 구정 이후 단행될 승진 인사로 이어졌다.
황 청장은 “인사를 놓고 벌써부터 말들이 많다”며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제3자에게 청탁해 승진하려는 직원에게는 반드시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황 청장은 “보이지 않게 주민에게 충성하는 것이 진짜 충성이다”며 “주민이 편하도록 일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승진의 제일 요건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지역에는 이날까지 6일에 걸쳐 눈이 내렸으며 출근길 교통사고와 혼잡 등 주민불편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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