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최근 해를 넘긴 쟁점법안에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이루었다며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협상단의 웃는 얼굴을 보는 전 국민들의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민주주의 잘하라고 뺏지 달아 들여보낸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무대로 격투기 선수로 돌아와 세계적 국가 망신을 샀다. 법안 처리 상황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도대체 그 난리를 겪고 해결된 것이 무엇인가 할 정도로 초라한 성적이다.
FTA 비준동의안은 오바마 미 정부 출범 이후 협의 처리한다고 하고, 금산분리완화와 출자총액제한 폐지 관련 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데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디어관련법 6개는 아예 시한조차 정하지 못했다. 여야의 합의 내용대로라면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또 다시 한판 활극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비록 국회가 겉으로 정상화되었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이번에 국회가 보여 준 모습은 입법부의 다수결의 원칙과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야가 따로 없이 국회는 우선 국민앞에 석고대죄를 해야 함이 옳을 것이다. 그리고 국회 내 폭력행위자들에 대해서는 법이 정한 최고 수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입법부의 권위는 국민이 그들을 선량으로 뽑았기 때문에 부여된 것이다. 바로 그 권위를 내세워 법을 무시하고 정치라는 이름으로 법위에 군림하는 것은 그들을 뽑아준 국민위에 군림하는 것이오, 국민 위에 서서 특권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실망한 국회, 국민의 마음이 떠난 국회는 권위 운운을 떠나 존재가치가 없어지고 만다.
세계경제규모 12위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38개국 중 32위라고 한다. 최하위권의 국가브랜드를 가진 한국의 가치 향상을 도모해야 할 국회가 지금 이 순위를 얼마나 더 끌어내렸는지 스스로 자문해 볼 일로 앞으로 국민들이 드는 회초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그들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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