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부천사 칭찬의 박수 보낸다 |
2008년11월24일(Mon) |
| 나경택<수석논설위원,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 6년간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익명의 연예인은 배우 문근영씨로 밝혀졌다. 문씨의 선행은 우리 사회에 드리운 경제난의 어둠을 사르는, 천사의 손길처럼 느껴진다.
그는 기적의 도서관에 후원금을,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가난한 학생들에게 공부방을, 소아암·백혈병 환자에게 치료비를, 광주시에 장학금을 기부했다. 또 독서운동 단체에는 1억원을 쾌척했다.
인기 연예인들이 인터넷 도박이나 귀족계를 한다는 등의 추문이 꼬리를 무는 시점에 문씨의 선행은 우뚝 빛이 난다. 온통 돈 때문에 세상이 시끄러운 요즘, ‘21살 기부천사’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또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자칫 사치와 방종에 빠지기 쉬운 연예계에서 배우로 착실히 성장해 나가며 어려운 이웃까지 돌보는 문씨의 모습이 대견스럽기 그지없다.
스물한 살에 불과한 이 청춘 스타가 나눔에 눈뜨게 된 데는 부모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초등학생 딸에게 문씨의 부모는 “돈을 많이 벌면 꼭 불우한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수입의 일부를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약속을 받은 뒤 허락했다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선뜻 이웃과 나누겠다는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어린 딸에게 일찌감치 나눔이 몸에 배도록 가르친 문씨 부모의 남다른 ‘조기 교육’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2000년 TV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의 아역으로 데뷔한 문근영씨는 오랫동안 순수하고 반듯한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아 왔다. 10대지만 이미 성숙한 몸의 다른 소녀 스타들과 달리 진짜 소녀 같은 외모에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라는 점, 빼어난 연기력이 보태져 무결점·무공해 소녀로 불렸다.
아이인지 성인인지 구분 안 되는 거리의 ‘무서운 10대들’에게 둘러싸인 성인들에게는 심리적 안도감마저 줬다. 최근에는 SBS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여자 신윤복을 연기하면서 ‘국민 남동생’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그녀 자신은 성인 연기에 도전하면서 ‘국민 동생’ 딱지를 떼고 싶어하지만, 대중은 아직도 그녀를 세상의 오염에서 떨어진 순수의 상징으로 묶어두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가수 김장훈씨나 축구 국가대표 코치 홍명보씨 등의 선행도 널리 알려져 있다. 기부를 밥먹듯 하는 스타들은 기부 그 자체가 즐겁다고 말한다. “대중의 인기를 다시 대중에게 돌려주는 것”이고 “기부해서 내가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한다. 실천한 사람만이 진정한 즐거움을 알 수 있을 터이니, 그들의 선행이 참으로 아름답다. 스타들의 선행은 대중이 쉽게 동참하는 파급력을 지닌다.
노숙자가 늘어나고,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행렬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웃을 돌보는 손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면 사회 전반의 고통지수가 높아지고, 그 해악은 결국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돌아온다. 내 자녀, 내 부모가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이기심에서라도 이웃을 위해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얘기다.
척박하기 이를 데 없던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도 최근 몇 년 새 큰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불황을 맞아 나눔이 급속히 움츠러드는 게 문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올 2~9월 들어온 기부금은 63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8억원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경기가 급랭했음에도 지난해 미국의 기부금 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연말에는 불황 한파가 어느 때보다 매서울 것이라고 한다. 스타들의 기부 행위가 불우이웃돕기로 이어져 연말이 부디 따뜻했으면 좋겠다.[관리자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