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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예방에 국가적 대책이 중요하다 |
2008년10월14일(Tue) |
| 김용하<논설위원, 광주고등학교장, 수필가> |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싶은 톱스타 최진실씨 등 인기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 국무총리실 고위공직자의 자살 등 최근 연이어 터진 자살사건들은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은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05년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26.1명(총 2천47명)으로 OECD회원국 가운데서 1위라고 한다. 통계청의 분석을 보면 1998년에는 42.3%나 급증하고, 2002년에는 전년대비 24.5%가 늘어난 데 이어 2003년에는 증가율이 더 높아져 2002년보다 26.7%나 늘어났다.
2004년과 2005년에도 전체 자살자는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해 하루 평균 33명까지 급증했다. 이는 자살대국이라고 불리우는 일본보다 (20.3명) 더 높고, 교통사고 사망자의 1.5배나 되는 수치이다.
최근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를 기록한 것은 우리사회의 어딘가에 심각한 질병이 걸려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나이 어린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행동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청소년의 48.6%가 자살충동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13.7%는 구체적으로 자살방법까지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요사이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총량적으로 볼 때, 옛날보다는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 경제적 여건이 향상되어,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극단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것은 물질적인 풍요속에서 오히려 나약해진 심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한다.
남으로부터 받은 멸시, 인터넷에서 악풀로 인해 상처를 입은 것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지나친 죄의식으로 우발적인 충동을 감내하지 못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풍조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특히 아직 확고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하고, 신체발달과업상 질풍노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지도야말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무리 교사나 학교당국이 사전교육과 상담을 실시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주의를 기울여 예방을 하려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자기통제력이 부족하여 한순간에 충동적으로 일으키는 극단적인 사태는 전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제대로 구조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연예인의 자살은 그 파괴력이 크다. 언론 등에서 지나치게 사건을 부각시켜, 흥미 본위로 이슈화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모방 자살이 불러일으키는 ‘자살 도미노’ 즉 ‘베르테르 효과’가 우려된다.
이제 정부와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지난 2004년에 자살예방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생명사랑캠페인을 전개하고, 자살예방상담, 유해사이트 모니터링 등 자살예방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하나 범정부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학년초에 이미 광주시교육청에서 인권교육을 강조하는 시책을 이미 장학계획에 삽입하여, 일선 학교에 제시한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로 평가되며, 일선 교육현장에서 실질적 효과가 거양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살 등 극단적인 행동에는 정신적 장애, 성적부진에 따른 비관, 가정의 불화, 인터넷상의 폭력 등 사회병리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 깔린 가장 공통된 문제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자존(自尊)의식을 길러, 생명경시의 풍조를 바로 잡는 일이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라는 철학적 바탕을 갖게 하여야 한다.
이로써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인 인간사랑과 이를 실천하는 인권존중교육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가치를 내면화하고, 이를 생활속에서 행동으로 표출하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국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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