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급기야 유럽 등지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지극히 취약한 우리나라 금융시장 역시 어김없이 ‘패닉’(심리적 공항) 상태에 빠져들었다.
특히 7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59.1원(4.66%)이 급등한 1328.1원으로 마감됐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당국의 환율방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야기되면서 기업과 은행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재기가 외화부족-환율 폭등의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당장 기업들은 자금 조달줄이 막혀 아우성들이다. 국내외 자금시장이 얼어붙고 은행들까지 ‘돈줄죄기’에 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것 없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더구나 통화파생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그야말로 고사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다.
300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가계의 부실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금리 급등으로 인한 이자 부담에다 환율폭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까지 커지고 있어 서민 대출자를 중심으로 한 가계 부실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하루 속히 금융회사나 기업의 외화자금 실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에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 일이 터진 후 수습하려다간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몰리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어느 시점에는 보유 외환을 금융회사나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국제 공조를 통한 달러 확보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은행이나 기업 등 각 경제주체들은 시장 변동에 최대한 신중히 반응하고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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