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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적극 관리해야 한다 |
2008년09월08일(Mon) |
| 이준구<주필, 시인> |
북한이 미국에 영변 핵시설 복구개시를 통보하고 저장고에서 불능화 작업때 제거했던 장비들을 꺼내는 등 사실상 핵시설 복구작업에 돌입한데 대해 한미 양국은 4일 유감을 표시하면서 외교적 해법 찾기에 나섰다.
이는 고무적 상황이다. 그것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의 조치에 대해 과잉 대응하는 것은 상황 관리에 적절치 않다”며 “10월 말까지 마치기로 예정돼 있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도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3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간 6자회담 과정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계속 진전을 봐야 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이 정말로 영변 핵시설 복구에 착수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제스쳐인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어느쪽이든 무망하고 위험한 장난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동포애를 발휘해 우선 식량 지원부터 해야 한다. 동포라는 말은 같은 세포, 같은 생명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우리는 모두 우주생명의 한 분자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형제자매처럼 정답고 의좋게 살아가야 한다. 형제애는 우애의 가장 이상적 형태인 것이다. 형제처럼 사랑하고 의좋고, 서로 믿고 서로 돕는 인간관계, 그것은 우리가 실현하고 싶은 이상이요, 염원이다.
논어에 ‘형제이이(兄弟怡怡)’라고 했다. 이(怡)는 화열(和悅)이다. 평화롭고 기쁜 것이다. 서로 화목하고 정의가 두터운 것이다. 세상에 의좋고 서로 돕는 형제자매처럼 믿음직스럽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
형제애처럼 흐뭇한 것은 없다. 형, 동생, 언니, 오빠, 그것은 인간의 사랑과 정의가 가장 깊고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서 서양의 격언에 “형제는 하늘이 준 우정”이라고 했다. 형제자매가 없으면 외롭고 쓸쓸하다. 핵가족과 가족계획은 우리로 하여금 가정을 외롭고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 일면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는 형제자매-위 아 브러더스 앤드 시스터스(We are brothers and sisters)- 이 말처럼 간결하면서 뜻이 깊은 것은 없다. 이른바 ‘사해동포사상(四海同胞思想)’이 그것이다.
영변 핵시설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흑연감속 방식의 플루토늄 원자로이다. 북은 이미 여기서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뽑아낼 만큼 뽑아 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략적 가치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안전성 문제로 핵 사고의 위험까지 있다.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플루토늄에서 고농축우라늄(HEU)으로 바꾼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은 이런 시설을 협상 카드로 들고 나와 1994년 제네바 기본협의 체결때처럼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은 10·3 합의에 따라 2단계 조치인 ‘핵 신고’를 마쳤는데도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때와 똑같다.
북한은 “냉각탑까지 폭파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거기에 넘어갈 사람은 없다. 그러나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새 행정부와 승부를 걸 가능성도 제기돼 북핵 국면이 악화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신고에 대한 검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이 현장을 불시에 방문해 필요한 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신고 대상 협의 과정에서 미국의 양보로 HEU 프로그램까지 빠졌는데 이 정도도 허용하지 않겠다면 핵 폐기 의사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실용적인 전략관에 입각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을 관리하고 올바른 남북관계를 수립해 북핵 문제해결, 경제살리기, 통일 기반 구축에 나서야 한다.
특히 그간 한·미관계에서 신뢰를 증진하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한다는 국민적 신임을 얻은 것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해 자신있는 대북 정책을 펼친다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먼저 김정일이 직접 협상하고 한국 대통령과 공동으로 서명한 6·15와 10·4 선언의 기조를 존중한다는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북한이 이행방안 협상에 나오면 민주국가에서 정권 교체시 새로운 정책을 편다는 것을 잘 설득해 구체적 합의사항을 수정·개선해 나가야 한다.
금강산 사건은 진상 규명을 강요하기보다 재발방지책을 논의하면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얻고 이를 제도화해 관광사업을 재개해야 한다.
정부 당국은 처절한 생존전략을 펴나가는 북한을 일단 달래고 설득해 잘 관리,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호혜적 경제 공동체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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