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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경 구타, 아직도 심할까요?” |
2008년09월17일(Wed) |
| 이승배<논설위원> |
인터넷 검색창에 “의경구타”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사례의 구타사건들이 검색된다. “의경 구타, 아직도 심할까요?”라는 질문을 검색해 보니, “의경의 특성상 구타가 사라지긴 어렵다”는 답변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과거에 의경 내에서 구타 사건은 공공연한 일이었으며, 지금도 암암리에 선·후임병간 구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광주의 한 경찰서에서 선임 의경이 후임을 폭행하는 장면이 한 시민의 비디오에 포착됐다. 경찰서 인근 건물 옥상에 비디오를 가지고 올라간 시민은, 경찰서 내부 담장에서 의경 선임으로 보이는 2명이, 10여명 후임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폭행하는 장면을 비디오에 담았다. 그리고 언론사에 공개했다.
정말 희한한 방식으로 드러난 사건이기도 하지만, 옛날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2008년 경찰서 담장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더군다나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을 경찰서에 의경으로 보낸 부모들이 보면,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게 될지 걱정스럽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해당 경찰서에서는 이런 일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불법의 속성이 어두운 곳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해당 경찰서의 의경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의경 내무실은 폭언과 폭행이 난무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과격 시위대 진압, 음주단속, 치안 유지 등 실전상황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 직면하다 보면, ‘군기’를 잡기 위해서는 구타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20대 초반에 겪게 되는 폭력상황에 대한 노출이 당사자의 인격형성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후임병 때 폭행당하면서 마음에 쌓인 원망과 분노, 그리고 복수심은 자신이 선임병이 되면 후임에게 그대로 되돌려 주려는 보복심리로 드러나, 결국 의경 내 구타사건의 악순환은 뿌리 뽑히기 어렵게 된다.
이때 겪은 충격은 전역 이후 사회생활 하는 동안에도 합리적 이성보다는 주먹이 앞서나가는 인격 장애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우리사회 남성들이 군대 또는 의경을 다녀오면 개성이 사라진 채, 획일화된 사고방식과 계급의식, 그리고 폭력에 대한 관대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유이다.
구타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경찰서 직원들이 지휘책임을 물어 징계를 당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사고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끊이지 않는 영내 자살과 구타로 인한 중상해 사건을 보면, 당사자의 근본 인식 변화 없이는 불행의 재발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
사고가 터진 이후에야 부대진단하고, 가해자를 징계, 전출시킬 것이 아니다. 의경들이 현장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계급별 겪게 되는 갈등요소들을 지휘관과의 충분한 대화시간을 통해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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