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민족대이동 행렬로 전국의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평소같으면 짜증스러울 긴 시간을 도로에서 시달리면서도 즐거워하는 것은 부모 형제를 만날 수 있는 고향이라는 따뜻한 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외국인들은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우리민족에게 추석 명절은 새로운 힘을 충전하는 충전제나 다름없는 중요한 행사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복한 설렘이 원치 않는 사고로 인하여 불행한 고향길이 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향길 교통사고는 대부분 장거리여행에 대비한 정비불량과 ‘나 먼저 가겠다’는 조급함이 불행한 상황을 만든다.
고속도로 갓길은 유사시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등 사고를 수습하는 긴급차의 통행로로서 반드시 확보되야 할 필수 공간이다.
요즘은 많은 홍보로 갓길운행 금지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좋아졌으나 도로가 긴 시간 막혀 있을 때 ‘나 하나쯤’하는 생각으로 갓길 주행을 일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갓길운행을 자제하고 있던 사람도 누군가 갓길주행을 하면 남들이 하는데 나는 못할쏘냐 하는 심리가 작용하여 너도 나도 갓길로 들어가서 질서가 무너져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갓길이 막힌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그 수습을 위한 구난차량이 투입될 수 없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부상자가 생명을 잃는 등 그 피해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추설 고향길에 나서는 운전자들은 고속도로 갓길은 ‘생명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갓길주행을 자제하여 설레는 고향길이 안전한 여행길이 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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