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완도 유흥주점 화재참사와 관련, 법원이 인명 구조의 허점을 들어 소방 당국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뒤집고 유족들의 배상청구를 기각했다.
광주고법 제1민사부(부장판사 조영철)는 28일 완도 유흥주점 참사 유족 김모씨(27) 등 8명이 전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이 요구한 4억4천601만원 중 일부를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깨고 “전남도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원고 패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화재발생 8개월전 소방.방화시설에 대한 안점점검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화재 당시 업주가 화재 경보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사실에 비춰볼 때 피고가 안전점검을 소홀히 했다거나 이로 인해 화재가 확대돼 손님들이 사망하게 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소방관들이 화재신고 후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불길 속으로 수차례 진입했으나 짙은 농염과 감전으로 인해 구조활동에 제약을 받은 점, 피해자들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사망한 후여서 더 이상의 구호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진압 및 인명구조에 있어 소방관들의 과실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방관의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한 급박한 화재 현장에서의 진압·구조는 소방관들의 현장판단을 우선 존중해야 하며, 인력 배치와 교육도 자치단체의 예산상황과 예산분배의 적절성, 인력 증원의 긴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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