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검은모래 해수욕장으로 알려지며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았던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이 갈수록 모래는 사라지고 자갈밭만 늘어나는 불썽사나운 모습이 되고 있다.
12일 여수시와 만성리해수욕장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만성리해수욕장은 길이 540m의 검은 모래밭이 펼쳐치는 특이함 때문에 해마다 수만명의 해수욕객과 모래 찜질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도심과 가까우며 완만한 경사, 평균 25도의 따뜻한 수온, 인근 식당가의 먹거리 등은 신경통과 관절염 등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진 검은모래찜질과 함께 최적의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풍부했던 검은 모래는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지난 2004년 이후부터 곳곳에 자갈밭이 드러나 여수시와 만성리 인근 주민들을 우려감이 깊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만성리 해수욕장의 모래유실은 2004년 만성리 인근에 길이 186m의 긴 방파제를 쌓고 난 뒤 급격히 모래가 없어졌다”며 방파제 공사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여수를 강타하며 만성리 인근 방파제가 유실되자 당시 해양수산청은 기존보다 더 긴 방파제와 63m의 물량장을 조성한 것이 되레 해수욕장을 망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민들은 파도가 치면서 연안의 모래가 파도와 함께 드나들어야 하는데 거대한 방파제가 조류의 흐름을 차단해 해안가의 모래가 나간 뒤 들어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모씨(45)는 “방파제를 만들때 모든 것을 고려했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만성리 검은모래의 옛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방파제부터 과학적인 연구를 거쳐 재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해수욕장이 개장하면 모래가 많이 몰리는 곳에서 퍼다가 자갈밭을 덮어주긴 하지만 역부족”이라며 “주민들의 말대로 방파제에 대한 원인 분석과 재시공외엔 모래유실을 막을 이렇다할 만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십년째 해수욕장으로 개장해온 만성리해수욕장은 이젠 해수욕장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어항으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매년 피서철이면 수십척의 크고 작은 어선이 해수욕장위에 묶여 있어 피서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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