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운동의 한 획을 긋는 대중적인 수세거부운동이 처음 시작된 전남 나주에서 조형물 건립 등 각종 기념사업이 추진된다.
16일 나주농민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옛 농지개량조합나주지부에서 ‘수세거부운동 20주년 기념 사업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지난 1987년 당시 수세거부운동을 주도했던 각 면 단위 간부들과 현재 나주농민회 간부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87년 당시 이들이 주도한 수세거부운동은 같은 해 12월 29일께 나주 농민 1만5천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고 다음해 3월과 4월께 광주, 전남북지역 농민 1만 여명이 참가하는 등 전국 연쇄 집회로 확산됐다.
이들은 수세거부운동 20년을 기리기 위해 오는 7~10월까지 두 차례 학술대회를 갖고 11월에는 각종 기념행사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부대사업으로는 수세거부운동 평전과 자료집 발간, 기념탑(조형물) 건립 등도 추진키로 했다.
이들은 또 각종 사업을 적극 전개하기 위해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확대 구성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나종필 집행위원장(45)은 “87년 당시 신정훈씨(현 나주시장) 등 활동가 6명과 함께 수세의 부당성을 알게 된 뒤 대중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같은 노력들은 10여년 뒤 수세폐지의 성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또 “농민운동의 한 획을 긋는 수세거부운동을 전국 농민들과 함께 기념하고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현재의 농촌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농민들에게 ‘물의 사용료를 부과했던 수세제도’는 동학혁명의 발단이 되기도 했고 일제시대 수탈수단으로 악용되다 80년대 후반 농민들의 대대적인 수세폐지와 납세거부운동이 전개돼 1999년께 완전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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