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모든 공공기관이 휴무인 주말기간 동안 전화를 이용한 사기사건이 기승을 부리면서 정보소외계층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주말을 맞아 은행·경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 전화 사기행각을 벌이는 속칭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부 김모씨(42·여)는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자신을 신용카드 회사 직원이라고 밝힌 여자로부터 ‘당신의 카드가 연체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김씨가 ‘카드를 사용한적이 없다’고 말하자 이 여성은 ‘누군가 카드로 백화점에서 노트북 등을 구입한 것 같으니 (카드)를 정지시켜야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후 은행 직원들을 사칭하는 남자 2명에게 연거푸 전화를 받아 혼비백산한 뒤 인근에 위치한 광주 북구 모 은행 현금지급기로 달려가 이들이 시키는대로 버튼을 조작한 순간 통장안에 들어있던 현금 1천만원이 빠져나갔다.
또 이날 오후 3시께 주부 박모씨(67·여)는 자신을 은행직원이라고 밝힌 50대 남자로부터 ‘당신의 신용카드가 연체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박씨가 ‘그런 적이 없다’고 응답하자 이 남자는 곧바로 ‘누군가 카드를 도용한 것 같으니 관계당국에 신고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박씨는 이후 경찰청·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 직원을 사칭한 남자들의 전화를 받았고 당황한 상태에서 광주 북구 모 은행 현금지급기로 가 버튼을 누르자 통장잔고 280여만원이 순간 인출됐다.
이들 피해자들은 조사과정에서 “병원치료를 받기 위해 모은 쌈지돈 등을 사기당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처럼 보이스 피싱이 은행·금융감독원 등 금융권과 공공기관이 휴무에 들어가는 주말을 노려 활개치는데다 피해자들은 정보에 소외된 영세민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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