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등 인상으로 양질 도시락 공급 엄두도 못내
복지서비스 양적 팽창보다 질적 수준 고려돼야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에게 공급되는 도시락 재료비가 끼니 당 1천200원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탄·연말 특식을…”
25일 성탄절을 맞은 광주 A자활후견기관.
A자활후견기관 직원들은 겨울방학을 맞은 결식아동 750명과 홀로 사는 노인 60여명에게 매일 도시락을 공급해주고 있다.
직원들은 지난 23일부터 3일 동안 성탄연휴도 잊은 채 평소와 같이 1식 4찬과 반찬만 5가지인 두 종류의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A자활후견기관에서 만드는 도시락의 재료비는 끼니 당 1천200~1천300원대(40~45%)에 불과하고 운송비, 인건비 등이 나머지 1천700~1천800원(55~60%)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재료비 확보마저 힘든 상황에서 결식아동 등에게 공급되는 무료 도시락을 평소와 달리 특식으로 만드는 것은 현실여건상 불가능하다.
직원 이모씨(23·여)는 “자활후견기관에서 무료급식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이같은 지원이 없을 경우 말 그대로 도시락 배달자체도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각종 복지단체에서 공급하는 무료급식 도시락의 재료비는 1천200원대를 맴돌고 있지만 영리단체에서 만드는 도시락 재료비는 1천원대 이하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초 도시락 파동을 겪고 난 뒤 결식아동 등에 대한 무료급식 비용을 해마다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500원 인상된 뒤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결국 유류비나 인건비, 식재료비는 가파르게 인상된 반면 무료급식 도시락 단가 등은 제자리를 맴돌아 또 다시 부실도시락 파문을 불러올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밖에 식권, 부식재료 공급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무료급식 제도도 운영상 문제점 등이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기관 한 관계자는 “현행 단가로는 양질의 도시락을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복지서비스에 대한 양적 팽창도 좋지만 이제는 질적 수준도 고려해야할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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