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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수 더 늘려야 한다 / 이승배<논설위원> |
2007년07월11일(W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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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통과된 로스쿨 법을 계기로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법원 내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체감 만족도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로스쿨 법안 통과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여야는 지난 몇 년 동안 로스쿨 도입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만 있었을 뿐, 사학법 등 정치문제로 로스쿨 법안에 대한 논의를 미뤄왔다. 입학 정원수에 관해선 법조계와 학계의 갈등과 이를 방관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법안 처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다행스럽게 최근 여야의 양보로 법안은 통과되었으나, 로스쿨을 2008년부터 개교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포함되어 있다.
로스쿨 유치를 희망하는 전국 각 대학의 천문학적인 투자액수와 이를 걱정하는 비판 목소리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주요 쟁점인 선발인원 규모나 설치대학 선별 기준 등은 여전히 결정된 바가 없다. 따라서 로스쿨 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지금부터의 논의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먼저 로스쿨 입학생 정원에 관한 문제를 들여다 보자. 법조계는 현재 사법시험 합격자 수준인 1000명을 주장하고 있으나, 학계에서는 최소한 3000명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조계의 주장인 즉, 현재의 연간 1000명 법조인 배출로도 충분히 변호사 경쟁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으며, 무리한 변호사 수 증가와 과다경쟁은 결국 질 낮은 변호사를 양성하고, 궁극적으로 법률소비자에게 피해가 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이런 진지한 고민에도 불구하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부터 들려온다. 최근에 변호사 수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법률사각지대에서 허덕이는 서민들의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수백만원의 수임료를 지불하고 변호사를 고용한들, 권위적인 모습 앞에 제대로 도움 받기는 커녕 사건 진행에 관한 설명도 듣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형사사건에 관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망령은 억울함과 상처를 가슴에 담고 지내는 많은 소송 당사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법원 내부의 개혁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구조적인 한계는 사법개혁의 장애요소로 남아있다.
비단 국민 개개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사내 고문변호사를 둔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찾아보기 어렵다. 법률서비스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는 변호사들이 일반 기업에 사원으로 입사해서 회사 업무 전반에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현대 사회와 같이 문화적 콘텐츠와 특허, 저작권이 중요시 되는 때에 사소한 계약서까지 변호사가 검토해 주는 미국 기업은 당연히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관치주의가 아닌 열린정부 시대에는 정부사업에도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법률지원이 필요하다. 법률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업이 좌절되거나 소송진행으로 사업이 지연되어 천문학적인 국고 손실이 발생한 것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타결된 FTA체결은 국가간 또는 기업 간 국제교류에 있어서 전문 변호사를 더욱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변호사 수를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시험에 의한 선발이 아닌 교육과정을 통환 법조인 양성은, 그들의 다양한 전공만큼이나 다양한 사회진출 방면을 열어줄 것이다. 늘어난 변호사 수 만큼이나 자기계발과 전문분야 양성을 통해 경쟁적인 변호사가 대게 생겨날 것이다. 밥그릇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여전히 변호사가 한명도 없는 전국 시군구가 6일 기준 12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곳에 뛰어들어 법률미개척 시장을 개발하고 전체 파이를 키우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변호사와 국민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로스쿨을 설치 대학 선발에 관한 문제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대학들이 앞다퉈 로스쿨 유치를 위해 거금을 투자하고 교수진을 스카웃 하는 등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지방대학 활성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 경쟁력 있는 수도권의 특정대학 출신들이 사회의 상부구조를 장악한 현재구조에서는 학생들의 수도권 집중을 막기 어렵고 학벌주의, 사교육, 인구집중과 지방공동화 등의 문제를 양상할 수밖에 없다.
정책적으로 로스쿨을 지방대학에 유치해주고, 이를 계기로 명문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아 준다면, 지방별로 특색있는 명문대 탄생과 지방 공동화 현상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로스쿨 졸업생의 지방정착은 법률 소외지역을 감싸주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지역별로 특색있는 문화와 전통에 익숙한 변호사가 그곳에 정착할 때, 정작 국민들 가슴에 와닿는 법률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음에도 현 정부 정책 중 가장 예측이 어렵고 변화가 많은 것이 바로 우리나라 교육정책이다. 정부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되, 소프트웨어 부분은 학계와 법조계의 논의를 참조하여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법조인들은 변호사 수를 줄이려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서비스를 다양화 하는 모습을 찾아가길 바란다.
신자유주의를 대변하는 무한경쟁 체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현재의 법률시장에 관한한 폐쇄성을 탈피하고 다양성과 서비스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쉽게 변호사를 만나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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