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왕복 1100km 국토종단 단독비행에 나섰다가 엔진고장으로 남해상 청산도 부근에 불시착한 뒤 무사히 구조된 산악인 허영호씨.
산악인 허영호씨(52)의 역사적인 국토종단 단독비행이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
허씨는 정해년(丁亥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낮 12시15분께 초경량 항공기 ‘스트릭 쉐도우’(225kg, 날개길이 9m, 적색)를 타고 완도를 지나 제주로 향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전남 완도군 청산도 4.3마일(제주 북동쪽 38마일) 해상에 불시착했다.
국토종단 1100km 단독비행에 나선 허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이포 이글비행장을 출발, 화성-공주-전주-담양-목포-완도를 거쳐 150~500m 높이 상공을 시속 150km의 속도로 날던 중이었다.
기체 위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던 허씨는 인근 해상을 항해하던 파나마 국적 3380t급 액화석유가스 운반선 ‘가스 하모니호’에 구조돼 완도해경 소속 256함정의 도움으로 완도항에 무사히 입항했다.
허씨는 이렇다할 신체부상없이 건강한 상태며, 경비행기 동체는 오후 1시께 수심 40~50m 깊이의 바다속으로 침몰했다.
앞서 허씨는 사고 직후 목적지인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목장에 대기중이던 일행에게 “엔진이 꺼져 무동력 글라이딩 비행으로 인근 해상에 비상 착륙했다”는 긴급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허씨는 구조 직후 “엔진 떨림이 심해지고 방향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니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가 이어지자 엔진이 꺼졌다”며 “불시착은 불가피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 같아 죄송하기만 하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도전하고 싶다”고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1994년 1월 남극점에 도달한 데 이어 1997년 티벳 초오유봉을 무산소 등정하는 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정복에 모두 성공한 세계적인 산악인으로, 이후 어릴 적 꿈인 조정사가 되기 위해 1998년 초경량 항공기 조종면허증을 딴 뒤 이번에 국토종단 단독비행에 첫 도전장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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