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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 라이프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2007년07월18일(W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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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참살이! 최근에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슬로라이프’를 우리말로 옮기면 ‘웰빙’과 같은 의미의 ‘참살이’가 되는데, 느리고 단순한 삶은 우리의 마지막 선택이다. 우리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삶을 살고 있으며,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패스트 이코노미 시대’에 살고 있다. 옛 사람들이 추구했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과는 달리 아침까지도 거르는 아주 바쁜 삶을 꾸리고 있다.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쫓기듯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삶을 살면서 우리는 ‘과연 참살이를 하고 있는가’ 하고 반문하게 된다. 행복지수가 후진국이 오히려 높다는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우리는 잘 살고 있으니 달려가는 것을 잠깐 멈추고, 쉬어 가는 참살이를 하자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교육자들이 가르치자고 제안한다.
중국 천진시의 노동자의 아침식사비는 300원이다. 캄보디아 어린 소녀의 한 달 봉급은 6천원이다. 에디오피아 서울레인보우 식당 종업원의 한 달 봉급은 5만원이다. 이는 우리들의 2끼 식사비와 같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행복지수가 선진 국민들의 그것보다 더 높다. 돈이 참살이를 결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슬로 라이프’라는 말은 일본인이 만들어낸 조어다. 그 의미에는 ‘친환경’이라든가 ‘지속 가능한’ 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자연을 아끼고 천천히 살자는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는 소리가 잠결에도 들리는 이 때 퍽 의미 있는 말이라 여겨진다. 지학이니 느리게 사는 의미니 여러 부문에서 느림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좀처럼 바뀔 줄을 모른다.
다만 우리의 삶에 뉘가 나, 조용한 시골로 가서 친환경적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북미 쪽에서도 물질적 풍요만을 우선하는 자본주의 경제와 근대 문명의 양태에 질린 ‘문화 창조자’라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생겨나, 덧셈이 아닌 뺄셈의 발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눈여겨 볼 특이한 변화라면 변화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들어 심플이라는 컨셉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지금 우리들의 존재기반인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은 ‘잠깐 멈춤’일 것이다. 지금의 이 상황이 느리게 사는 참살이를 가져다 준다는 것은 세계화 경제가 전 지구를 풍요롭게 한다는 식의 논리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
세계의 환경 위기를 경고해 온 ‘레스터 브라운’ 은 ‘에코 이코노미’ 라는 책에서 인류는 지금이야말로 세계관의 대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환경과 경제관계에 대한 사고의 대전환, 즉, 환경이 경제의 일부라고 하는 사고로부터 경제가 환경의 일부라는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깊이 새겨볼 일이다.
소박하고 편안한 느긋한 참살이를 누리기 위해서는 역시 풍요로운 자연에 기반을 둔 ‘지속 가능한 친환경 경제’의 구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욕망의 손을 놓고 서서히 줄여가는 방법을 가르쳐 가는 것이다.
멈춰 서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 있고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는 말은 음미해 볼만한 말이라 여겨진다.
우리, 이제 느리게 사는 참살이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치자. 느리게 사는 삶의 시작인 걷기부터 가르치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걷기도 빨리 걸으라고만 해 왔다. 산책 쪽은 잊어버리게 했다.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즐길 때처럼 목적과 수단의 세계에서 해방되어 무엇이든 존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지니게 하자. 그리고 많이 놀게 하자. 또 풀과 꽃을 살피는 여유를 가르치자. 다음에 나눔과 베품, 인류애를 가르치자.[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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