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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 통해 비춰진 인간의 일상 |
2007년07월18일(Wed) |
| ‘시와 음식전’, 8월1일까지 남도향토음식박물관 기획전시실 |
광주 북구청 문화시설관리사업소(남도향토음식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시와 음식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현대시 속에 음식을 소재로 한 시를 작가가 선택하여 이를 작품화한 19명 작품 21점이 전시된다.
단순한 먹거리로서 음식이 아닌 지난날 삶의 애정이 묻어나고 현재의 아픔이 함께한 소박한 일상을 그려낸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음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을 채우는 생활의 필수물이다. 또한 인간의 원초적 순수성을 끄집어내어, 생활의 애틋함으로 삶의 정서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시의 언어로 표현된 음식은 구체적 감각을 통해 삶의 질박한 느낌을 전달한다. 작가 박광수씨는 문병란님의 시 코카콜라를 통해 우리 먹거리 문화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각반 위에 올라앉은 우리사발 속 코가콜라, 그 위에 미국산 쇠고기 햄버거가 자리하고 있다. 바닥에 깔린 우리네 쌀은 식탁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서구의 기름진 문화에 하나 둘 씩 잠식당하고 있는 우리 참살이 음식문화의 단면을 설치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현대시사에서 음식을 시의 영역 안에 끌어들인 최초의 시인은 백석이다. 백석의 시 초동일(初冬日)을 작품화한 이창훈씨의 작품속에는 겨울이 막 시작되려고 하는 늦은 가을날 볕이 따뜻한 담벼락에 가에 혓바닥을 후~훅거리며 무감자를 먹고 있는 아이들의 순박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최승호 시인의 앵두에는 인간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 예견되어 있다. 여덟 개의 소품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 김진화씨는 시속 화자의 아픔을 대리하고 있는 사물들을 추상화된 영역으로 해석함으로써 마치 한편의 시를 조각내어 여기저기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정호승 시인의 ‘술한잔’에는 한희원, 강영숙, 이승미씨가, 우리가 늘상 대하는 밥의 의미와 소중함을 담은 박태규, 김화순, 강일호 작가, 그물에 걸려든 수족관 게의 신세를 안타까워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대하는 생각을 그린 이선희, 박용택 시인의 콩을 희화화한 시를 한국적 정서를 통해 보여준 박설, 연어의 슬픔과 희망을 역동적으로 보여준 박태후, 채경남, 병실에 한 마리 가재미처럼 누워있는 그녀의 안타까운 슬픔을 조각으로 표현한 최재덕, 누룩의 뜨는 인내와 끈기의 기다림을 그린 최정아, 함민복 시인의 라면을 먹는 아침을 표현한 송춘복 작가, 이해인 시의 어느 날의 커피를 디자인화한 조윤아씨가 참여하고 있다.
한편 정지용 시인의 석류를 작품화한 작가 조문현의 석류예찬 속에는 이 지역의 향토성과 서정성을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문경자씨는 석류의 아픔을 무녕왕릉 속의 목침을 비유하여 설치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7월 18일부터 8월 1일까지는 남도향토음식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8월 3일 ~ 8월 30일에는 북구향토문화센터 자미갤러리에서 연장전시를 갖게 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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