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통령 후보 경선이 이래서야 / 이승배<논설위원> |
2007년08월08일(Wed) |
|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박근혜 양 후보가 근소한 지지율 차이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당내 경선방식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사 방식을 지지도 투표와 선호도 투표 방식 중 어떤 것으로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인데, 조사방식에 따라 5%이상의 차이로 당락에 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당 지도부가 중재안을 내놨지만, 양측 모두 수용을 거부해 향후 거취가 새로운 정치이슈로 떠올랐다.
비록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피랍사건으로 잠시 언론의 변두리로 물러나 있지만, 한나라당 경선 과정은 여전히 국민들의 큰 관심거리임에 틀림없다. 현재 여론 조사대로라면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리멸렬한 양측의 의혹제기와 폭로전, 고소, 고발 등을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그들의 외침이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는지를 이번 경선과정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폭로비방전은 갈수록 그 심각성이 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런 식의 저질 비방전은 그럴듯하게 사건을 부풀려서 상대의 이미지를 깎아 내려는 고전적인 수법인데도, 의외로 잘 먹혀드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결국 진상파악을 위해 검찰이 개입하면서 제 발등을 찍은 겪이 되었지만, 문제는 이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탓하며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럴수록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내서 관련자 처벌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추악한 발언이 그동안 우리 정치사를 어떻게 오염시켰는지를 바라보면, 국민들도 더 이상 참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구태의 반복은, 역시 정치는 희망은 없고 실망스럽다는 인식을 재확인해 줄 뿐이다.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나면, 경선이나 본선 모두 대중적 흥행에 실패하게 되고, 결국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하게 될 뿐이다.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누가 당선되든 새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로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해 지는 태생적 문제를 안게 된다.
결국 국정 운영의 곤란과 이로 인한 차기 총선실패로 여소야대 구도 반복 출현, 또 다시 국정 혼란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경선실패(競選失敗)’ 문제가 결국 ‘대선실패(大選失敗)’로까지 연장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겪고 있는 이번 경선 사태의 발단은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 능력 부재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경선 전부터, 이미 누가 후보로 나오던 수긍할 수 있는 엄격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규칙을 정해놓고, 일관성 있게 추진했었어야 했다.
물론, 당내 대부분 의원들이 양 후보에 줄서기를 하는 바람에, 당 지도부가 힘을 받기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후보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경선규칙을 수시로 바꿔 주다보니 결국 문제를 키운 것 아니겠는가? 이 상황이 반복 된다면 최후엔 공정한 경선관리라는 기본 원칙마저 무너지게 될 뿐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나마나한’ 경선이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인터넷과 사용자 중심의 웹 환경은 국민들이 보다 쉽게 여론을 주도할 수 있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다. 이미 많은 블로그(Blog)와 UCC(User Created Content)를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네티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정치영역에서의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특정 이슈에 대한 네티즌들의 정보력은 이미 ‘첨단’을 달리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심지어 연예인들의 과거 행적이나, 특정 인사의 사생활까지 마음만 먹으면 뭐든 찾아내는 능력이 우리 네티즌들에게 있다. ‘마녀사냥’으로까지 불렸던 그 능력을 정치판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지난 대선에 핸드폰을 통한 IT 네트워킹의 파괴력을 경험한 대한민국은 진화된 웹 환경을 무기로 이번 경선을 주목할 것이다.
각 후보와 참모들도 과거의 추억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적응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정치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변화의 리듬을 한 번 놓치면, 또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대통령이 될 사람은 천운(天運)을 타고나야 한다”지만, 그 천운이라는 것이 바로 ‘민심(民心)’이라는 사실이다.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마음속에 염두해 둬야 하는 말이다.[관리자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