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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엑스포 분발해야 / 이준구<주필, 시인> |
2007년08월20일(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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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다. 몹시 충격적이다. 그것은 모로코가 아프리카 및 이슬람권과의 강력한 연대를 바탕으로 급부상해 우리 여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투표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국왕이 직접 나서 ‘아프리카와 이슬람권 최초의 박람회’를 내세우며 ‘황제외교’를 전개하고 있는 까닭이다.
오만, 카타르, 요르단 등 16개 왕국(王國) 국가의 지지를 유도했고 정치적·경제적 특수관계에 있는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일부 국가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전과 비슷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박람회 유치를 위해 회원국의 지지성향 분석을 토대로 전방위 외교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을 냉정히 되돌아보면 유치 성패를 좌우했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외교력과 정보력으로 귀결되는 것이라 하겠다.
평창의 가장 강력한 경쟁 도시였던 러시아의 소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대한 철저한 성향 파악과 정밀한 판세 분석을 바탕으로 득표 전략을 전개했다고 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을 버린 영어(英語)와 프랑스어 연설은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후문이다.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투자 제안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에 많은 IOC 위원의 마음이 크게 움직인 것도 또 다른 원인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점은 이제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2차 투표에서 결정되는 점,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회원국을 움직이고 설득해야만 한다는 점, 국가원수의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우리는 500년 묵은 때 같은 가난을 물리쳤고 세계 열한 번째 경제대국(經濟大國)이 됐다. 작년 3000억달러 수출의 금자탑도 해양(海洋)으로 나아갔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造船强國)으로 부상돼 있지 않은가. 정말 천우신조라 하겠다.
결국 우리나라는 이순신(李舜臣)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순신은 왜적의 침입으로 함몰돼 가던 나라를 수렁에서 건져낸 성웅(聖雄)이기 때문이다. 7년여의 전쟁 동안 나라는 정단나고 백성은 피폐했다. 호남을 제외한 전 국토가 유린당했지만 그 전란의 참화 속에서 나라를 구한 이는 ‘바다 위의 이순신’이었다. 이순신과 바다가 없었다면 조선도 없었을 것이다. 이른바 ‘약무 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가 그것이다.
이런 점에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개최해야 할 명분이 있다.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가 ‘이순신이 일으킨 나라’임을 재천명하며 또 한번 해양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박람회 유치는 약 1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우리는 반드시 일치단결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유치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에 갇힌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대양(大洋)으로 나아가는 용(龍)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준비하는 관계자와 정부와 기업인에게 다음 몇 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노파심에서다.
첫째, 여수시장은 반드시 시민들에게 충무공(忠武公)의 충효(忠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국가 이미지 제고로 엑스포의 유종의 미를 기하기 위해서다.
둘째, 정부는 반드시 2차 결선투표로 갈 경우에 대비해 치밀한 외교 전략을 수립,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 아프리카, 유럽 및 중동에 대한 표심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여수 지역에 긴밀한 네트워크를 가진 민간 기업은 반드시 엑스포 유치에 분발해야 한다. 국제 행사를 유치해 세계인의 호응을 받으며 성공리에 치러 낸다면 국가 이미지 제고에 따른 파생 효과는 온전히 기업의 몫으로 돌아가는 까닭이다.
이제 남은 100여일 동안 전국민의 열렬한 성원, 정부의 외교역량 집중, 재계의 물심양면 지원 등 3위일체로 심혈(心血)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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