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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거울을 보며 2007년09월06일(Thu)
박상주<객원논설위원>
　우리는 동물들에게 거울을 비춰주면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기영역에 침범한 경쟁자로 인식해 적대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동족으로서의 호감과 흥미를 가지기도 한다.

이것은 동물이 인간과 달리 지각하는 지능이 부족하고 도구를 이용하는 인간에 비해 평소 자주 볼 기회가 없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을 통해 비춰질 때 자신이라는 판단보다는 자주 보아왔던 주변의 무리 중 하나일거라는 생각이 앞선 탓일 것이다.

인간이 처음 거울을 보게 되는 시기는 대개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라고 한다.

사람은 동물과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거울 속의 이미지를 보고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웃으며 빠져든다. 또 거울 속의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생김이나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거울이라는 것은 사물을 같은 형태로 비추어 볼 수 있게 만든 도구다. 우리 생활에 매우 밀접하게 사용되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봄으로써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정면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물건이다.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신의 이미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거울 속의 인물은 제3자가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거울 속의 모습은 자신과 좌우가 바뀐 형태로 비춰지고 있다. 타인이 바라볼 자신의 모습에 단점을 보완하도록 배려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결국 거울을 본다는 것은 우리가 자신을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것과도 같은 의미다. 타인이 바라보고 있을 거울 속 자신의 이미지가 진정한 자신이라고 믿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거울 속에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자기의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거울이라는 물건이 이미 인간의 머릿속에 학습되어 거울 앞에 서면 반사하여 보여주는 물건이라는 것을 이미 상식으로 인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울의 표면을 닦아도 선명해 보일 뿐 비춰진 형체는 변하지 않는다. 또한 현재 존재하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비춰주고 다른 사람의 망막에 맺혀진 형태처럼 자신에게 보여줄 뿐이다. 사람이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없듯이 거울 또한 마음을 비춰주지는 못한다.

모습이 화려하면 화려함으로 보여주고, 망가진 모습은 볼품없게 비추면서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겉모습만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사람의 눈은 타인에 있어서는 거울과도 같다.

대부분이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하고 또한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눈으로 확인을 해야 스스로 진실이라고 판단하려 한다. 사람의 속은 들여다보지 못한 채 어떤 기준의 잣대가 확실치 않으면서 외형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려 하는….

어쨌든 우리네 인간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하루에 한번쯤은 거울을 보게 된다. 모든 것을 보여주고 비춰보면 거울은 어떤 가식도 숨김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을 바라보듯 타인을 대해보자. 그리하면 투명하고 진실된 거울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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