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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인 경험’ 국가 자산으로 관리해야 |
2007년09월10일(Mon) |
| 이준구M주필, 시인> |
첫 한국인 우주인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산 씨가 선정됐다. 내년 4월 우주복에 태극기를 달고 우주 비행에 나선다. 고무적이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5일 ‘한국 우주인 선발협의체’ 회의를 열어 최종 평가를 한 후 고산, 이소연 씨 두 후보 중 고산 씨를 탑승 우주인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우주인 후보로 선발된 고 씨와 이소연 씨는 우주인 훈련이 시작된 3월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에 숙달 교육, 체력 강화 훈련, 이론교육, 수중 생존훈련을 함께 받으며 선의의 경쟁을 벌여 왔다.
후보 평가는 러시아 훈련 성적(50%) 지난해 12월 우주인 후보로 선발될 때의 성적(30%) 과학실험 성적(10%) 종합 평가 성적(10%) 등 크게 4가지로 나눠 이뤄졌다.
결국 탑승권은 침착한 성격과 강인한 체력, 러시아 우주인과 친화력(親和力)이 좋은 고 씨에게 돌아갔다. 고 씨는 평소 운동과 등산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2004년 히말라야 파미르 고원에 위치한 해발 7546m의 ‘무스타그아타’ 봉(峯)을 등반했으며, 같은 해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는 뛰어난 성취로 한국 최초의 영예를 차지한 고산 씨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우주인으로서 임무를 완수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도 예비우주인으로 남은 이소연 씨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21세기 우주개발을 향해 작지만 뜻 깊은 첫걸음을 내딛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독무대가 되다시피 한 우주 개발 경쟁에서 러시아 우주선에 탑승하는 한 명의 우주인을 배출한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 의미를 깎아내릴 일이 아니다. 우주 탐사는 미래 첨단산업의 보고(寶庫)인 까닭이다.
미국인들은 목전(目前)에서 우주선이 폭발해 승무원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우주 탐사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이 오늘날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 서게 만든 것이다.
우리는 이 점을 배워야 한다. 민주주의(民主主義) 뿐만 아니라, ‘거대과학(메가 사이언스)’을 배워야 한다. 거대과학은 많은 과학기술자가 참여하는 대규모의 학제적 선도적 연구개발을 의미한다. 막대한 연구비용과 대규모 장비 및 시설이 요구된다. 따라서 주로 정부가 주도해 추진할 수밖에 없다.
우주개발 분야에서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인 거대과학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이다.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해 지구 저궤도 350~400Km에 건설 중이다. 2003년 컬럼비아 우주왕복선의 사고와 소요 재원 문제로 일부 계획이 축소됐다.
우주개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기상예측·방송통신·원격제어 등 응용 범위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세계 항공우주 시장만 연간 4000억달러가 넘는다. 우주개발은 산업발전 및 자주국방, 국가위상 제고를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핵심분야인 것이다.
우주개발을 위한 우리나라의 인프라 구축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척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아리랑 위성, 액체추진로켓 등을 쏘아올렸고, 내년 전남 고흥에 완공되는 우주센터에서는 우리 기술로 만든 위성이 발사될 계획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우주인 선발은 일회성 이벤트나 전시행정으로 끝낼 일이 결코 아니다. 우리가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주권을 확보하고 기술자립 기반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국제경쟁력의 원천(源泉)인 과학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우주는 우리 앞에 펼쳐진 신천지(新天地)이고, 한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신성장동력(新成長動力)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도 우주개발 선진국과의 거리는 아득하다. 따라서 국민의 열의가 떠받치는 국가적 투자와 민간의 개발의욕 없이는 우선 목표인 ‘2015년 세계 10대 우주강국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주를 향한 원초적 호기심으로도 우주개발의 꿈은 키울 수 있다. 이제 분발해야 한다.
정부는 반드시 ‘우주인의 경험’을 국가 자산으로 특별 관리해야 한다. 그 활용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우리의 우선 과제인 까닭이다.
국민의 관심 속에 시작된 우주인 사업이 성공적으로 잘 수행되어 우리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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