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방법에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특별한 방법은 없고, 책을 읽히다 보면 자연히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책을 어떻게 읽느냐’의 방법을 말하기 전에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우선 아이들에게 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역사상 책은 경배의 대상이었다. 우리 조상들도 책을 밟지도 않고, 뺏지도 찢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발쪽에 두는 것도 경계하였다. 가슴에 끼기는 하였으나 매우 소중히 하였다.
세계 역사를 돌아보면 책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소중히 했다기보다는 광기를 부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정도로 책에 집착하였다. 애서가와 광서가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명나라 때 진사의 벼슬까지 한 ‘주대소’는 ‘후한기’라는 송간서를 얻기 위해 작은 마누라와 그것을 바꾸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 스페인의 ‘빈센트’라는 사람은 최초의 인쇄물을 갖고 싶은 욕망에 소장자의 집에 불까지 질러 그것을 얻었지만 결국은 사형을 당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그 반면에 책을 두려워하여 불태운 임금도 있었는데 중국의 진시황이 그 예이다. 훗날 ‘분서갱유’라는 고사 성어를 낳게 한 사람이다. 또 아랍 왕 오바루 1세는 알렉산더의 도서관 책을 목욕탕의 불쏘시개로 4개월 동안 불타게 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놀라움을 넘어 분노까지 일게 된다.
요즘 어린이들은 책을 소중히 다루어야한다는 개념이 없어 진시황과 오바루 1세처럼 책을 함부로 다루는 어린이들이 많아 걱정이다. 부모도 그렇고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해 말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또 있다.
하나는 책을 읽는 기본적인 태도다. 예날 사람들은 책을 굉장히 집중해서 읽었다. ‘안광이 지배를 철 한다’고 책속으로 빠져버렸다. 눈빛이 종이를 뚫어 버릴 정도이니 얼마나 정신을 쏟아 부으면 종이를 뚫겠는가?
요즘 아이들은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숨을 몰아쉬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세종대왕 때 신숙주는 새벽닭이 울 때까지 책을 읽어 왕이 친히 용포를 덮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독서는 독자가 찾아 헤매어 작가의 의도에 도달하는 제 2의 창작과정으로 그 때문에 ‘도’라 하지 않고 ‘술’이라 함을 알 것도 같다.
독서 술은 동양에서는 주희의 말을 , 서양에서는 애들러 교수의 변을 듣는 것이 좋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서양 모두 최근의 독서 이론을 앞서 갔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어떤 때는 철두철미하게 하향식 모형을, 어떤 때는 상향식 모형을 강조하며 텍스트와 독자의 사고를 강조했으니 경탄할 뿐이다.
독서를 지은이와 독자의 창작의 산물이라고 보는 입장이 같고, 단계적인 방법을 강조한 점이 같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으랴. 과정을 중시하는 독서 술은 이미 옛날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이재사 발견하고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 음미하고 싶은 말은 ‘독서는 배우는 사람의 두 번째 일이다’라고 한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에 대한 것이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라는 말이 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글귀이다. 필자는 선생님들께 어떤 책을 사주면서까지 읽으라고 했는데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매우 놀란 적이 있다.
옛 성현들께서는 ‘1년 중에는 비오는 여름과 눈 오는 겨울이 있지 않느냐? 하루 중에는 잠자는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을 줄이면 되지 않느냐?’라고 까지 말씀하셨는데도 말이다.
어린이들은 책을 건성으로 읽을 때가 많다. 책을 읽고 난 후 아무것도 모른다면 큰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는 능동적인 독서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천천히 읽혀야한다.
책을 읽는 방법은 없다. 아니 읽으면 방법이 찾아진다. 좋은 책을 천천히 읽히는 데서부터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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