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특별담화를 통해 현재 5년 단임제인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제로 바꾸자는 개헌 방안을 내놓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정의 일관성,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하고, 현행 4년 임기의 국회의원과 임기를 맞춰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름으로써 국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개헌 발의권을 행사하겠다며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곧 여론수렴과정을 거치고 2, 3월쯤 개헌안을 발의, 늦어도 상반기 중 국민투표를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제안이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미 충분한 사전검토를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행 5년 단임을 규정한 헌법에 대한 개정 필요성은 그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이날 제안 그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또 5년 단임제에 따른 폐해와 각종 부작용이 지적돼 왔고 따라서 4년 연임제 개헌의 원칙적인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반국민의 정서나 정치권의 의견이 대체로 높은 수준의 공감을 형성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개헌논의가 제기된 시점과 개헌논의가 불러올 정치권 전체에 미칠 파장, 여·야와 각 정파 간에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특히 현재 정국상황은 집권 여당이 엄청난 내홍을 겪고 있고 정부나 여당의 지지도는 최악의 상황이다. 반면 야권은 유력 대권주자들이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당 지지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의 이날 개헌론에 대한 반응도 당장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당과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고, 야당에서는 현재 야당 절대우세의 정국판도를 뒤흔들어 놓기 위한 정략적 술수라고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5년 단임 대통령제가 권위주의와 장기집권의 패러다임이 와해되는 정치적인 혼란기의 비상 국면에서 나온 체제일 뿐만 아니라 과연 지금의 정치상황이나 사회변화에 부응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헌 논의에 시대적 당위가 있다고 본다.
국민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물어야 할 것이지만 개헌논의의 진전을 위해서는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정략적 이용을 자제하겠다는 대승적 합의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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