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기록 위주의 재판관행에서 벗어나 법정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심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판중심주의가 재판시간 증가와 집중심리주의 기피풍조 등에 발목잡힐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주지검 공판부 오현철 검사는 17일 오후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열린 ‘법학교수·검찰 실무연구회 세미나’에서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 현황’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오 검사는 이날 현행 공판중심주의의 문제점으로 크게 ▲재판시간 증가 ▲기소요지 진술요청 생략 ▲검사의 피고인 신문간이화 ▲법관의 증거요지 고지생략 ▲집중 심리주의 미활용 ▲검찰측 진술증거 부정 등을 꼽았다.
오 검사는 특히 재판시간과 관련, 자백사건의 경우 종전 10분에서 30여분으로, 종전 1시간 미만이던 부인사건은 2시간이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검사의 피고인 신문도 자백사건이 1~2분에서 15~20분으로 늘었고, 부인·중요사건 역시 2~3배 증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시범재판 초기와 달리 재판장이 검사에 대한 기소요지 진술요청을 생략하거나 검사에게 ‘피고인 신문을 간단히 할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법관의 증거요지 고지는 여전히 생략되고 있어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형사소송법의 기본원리인 신속 재판의 원칙과 공판중심주의의 취지에 비춰볼 때 집중심리가 필요함에도 불구, 형사소송 규칙(제146조)상 변론 종결과 판결선고 사이에 14~21일까지의 시간적인 간격을 두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오 검사는 이어 “공판중심주의는 공개·구두변론·직접 심리주의를 요체로 하는 형사재판 제도로 수사기관에서 수집한 증거가 시민의 감시를 받는 법정에서 공개·조사돼야 함에도, 검찰이 수집한 진술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려 하거나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보다 무조건 우월하다고 인식하는 풍조는 우려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오 검사는 공판중심주의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서는 ▲집중심리주의의 현실롸 ▲자백사건의 간이신속 절차 ▲유죄 협상제도(플리바게닝) 도입 ▲사법방해죄 도입 ▲위증사범 엄단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광주지검에서는 지난해 4~12월까지 정식재판사건 5천258건 중 509건(9.68%)를 공판중심주의 방식으로 재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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