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개헌반대 세력에 ‘맹공’… “여론은 바뀐다”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
노무현 대통령이 4년 연임 대통령제 개헌안 발의에 대해 “국회에서 부결하면 이 노력은 중단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결한 사람들은 그 이후의 정치적 부담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정치는 대의명분으로 하는 것이다. 대의명분 없이 정략적으로 반대한 사람들은 이후 작은 선거에서 이겨도 두고두고 부담을 느껴야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에)반대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선택이다”며 “저는 받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받아주었을 때 나에게 유리한 것이 있어야 정략이 되는 것이지, 안받아주는 것을 갖고 제가 정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정치는 멀리보고 해야 한다. 반대한 사람들의 입지가 아주 어려울 것”이라며 개헌 반대 세력에 압박을 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개헌 제안이 임기말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중요한 내용적 개헌을 계속 논의할 수 있는 토대는 이번 개헌이 통과돼야 만들어 지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개헌을 하자는 것이지 말년에 주도권을 잡으면 얼마나 잡겠나”라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주도권이 개헌이 ‘통과됐다 안됐다’ ‘의제를 냈다 안냈다’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며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것이 주도권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한 국민 여론에 대해서도 자신의 재야 운동시절의 경험을 털어놓은 뒤 “전달되는 사실이 달라지니까 숨겨졌던 사실이 터져 나오고, 사실이 달라지니까 인식이 달라지고, 여론이 바뀌었다. 여론은 바뀐다”며 “저는 여론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정치 인생을 살아왔다”고 자신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몇몇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를 담합하는’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흔히 이야기하는 수동적 취재 보도의 문제점을 연상하면서 이야기했던 것이 (언론인)여러분들 감정에 손상을 입힌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본시 우리 관계가 치고받고 마음도 상하고 그 다음에 풀고 그런 관계다. 그렇게 해 왔다는 점을 전제로 해 조금 너그럽게 봐달라”고 언론관계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노 대통령은 “가장 마음상한 부분이 ‘죽치고 앉아서’ 표현인 것 같다”며 “기자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취재한다는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런 사정을 염두에 딱 두고 있었으면 그런 표현은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런 표현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제가 확실하게 설득되기 전에는 (개헌 발의를)저에게 주어진 의무로 생각하고 권한을 행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 발의를 하지 않았으니까 모든 것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이유도 없이 발의를 철회하는 의사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향해 “초청해도 오지 않고, 함구령을 내려놓고 해 물어도 대답할 것 같지 않다”면서 “그래서 소위 정략적 기도라는 그 공격의 부당성을 좀 이야기 해보고 싶은 것”이라며 오찬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기자 기사 담합’ 발언을 언급하고 “어제 해프닝을 만들어 여러분들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다. 불편하실 것 같은데 그 문제도 필요하면 가볍게 이야기할 경우 저도 입장을 가볍게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풀었다.
이외에도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통일부 제안이라 하더라도 통일부 제안이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 할 수는 없다. 정상회담은 대통령이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여러차례 부인했다. 그건 판단의 차이로 생각하고 (언론은)쓰시고, 대통령은 반론하고 하는 것 아니냐”고 거리를 뒀다.
한편 이날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는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32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시간 30여분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청와대에서는 이병완 비서실장을 비롯 윤승용 홍보수석 등 관련 참모진들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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