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현대 유니콘스의 공중분해를 막기 위해 현대가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농협이 현대 야구단을 인수하는 작업이 불가능해 보인다.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를 막기 위해 현대그룹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현대 야구단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농협은 이날 오후 인수 포기를 공식화 했다.
이봉훈 농협 대외협력국장은 “전날 인수 보류 결정 때에는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다시 인수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내 국민과 농업계의 공감대를 회복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인수 추진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이 나중에 잘 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을 때 그때 다시 한 번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말해 가까운 시일내 농협이 인수 작업을 재개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KBO는 농협의 공식 인수 포기에 따라 원점부터 ‘유니콘스 인수’건을 재검토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신상우 총재가 농협의 인수 움직임을 처음 언급할 때 2~3곳이 더 있다고 했으나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성사 가능성이 컸던 농협의 인수가 불발로 끝난 상황에서 오는 4월 6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2개월여 남짓한 기간에 또다른 기업을 물색해 인수를 성사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벅차다.
KBO로서는 어떻게 하든 팀해체 상태로 이끌지 않고 현대를 살려야 하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현실적인 대안으론 현대그룹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없어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분명 현대가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직접 창단한 구단으로 명문 구단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현대그룹에서 사실상 경영 의사를 접어 번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일성 총장은 농협이 현대 구단을 인수하지 못할시에는 올시즌은 7개 구단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돌연 8개 구단이 아니면 안된다며 유니콘스 존속을 기정사실화하며 배수진을 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하 총장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및 정몽윤 현대해상보험 회장, 전 구단주인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에게 지원 약속을 받아내겠다”며 “현대가의 도움이 아니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은 찹찹한 마음으로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한편 KBO는 22일 오전 8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이사간담회를 개최한다.
KBO는 이 자리에서 현대 유니콘스의 매각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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