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게이트 감독, 구단 홈피서 “포항과 입단 합의”
취업비자 획득시 31일·내달 4일 중 데뷔전 치를 듯
‘사자왕’ 이동국(27·포항)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러 입단이 사실상 확정됐다.
미들스브러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동국의 현 소속팀인 포항과 그의 입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영국 내무부에서 발급하는 취업비자(워크퍼밋) 획득만을 남겨놓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들스브러 측은 포항과 합의한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이동국은 지난해 4월 무릎 인대 부상으로 7개월간 재활에 전념, ‘1년간 소속 국가의 A매치에 75% 이상 뛰어야 한다’는 취업비자 발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들스브러 측은 영국 내무부에서 이동국의 사정을 인정해 준 뒤 취업비자를 발급해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동국의 취업비자는 다음 주 초에 신청될 예정이다.
지난 2001년 독일 베르더 브레멘에서 6개월간 임대 생활을 했던 이동국은 6년만에 자신이 염원하던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 잇달아 나서지 못한 아쉬움을 ‘축구종가’에서 털어버릴 기회도 갖게 됐다.
이동국은 7일 미들스브러로 향한 뒤 3차례의 피지컬테스트에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고 15일 메디컬테스트까지 마쳤다. 그러나 미들스브러와 포항, 두 구단이 요구하는 이적료 차이가 컸고,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날 양측이 의견 차이를 좁혀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취업비자가 나올 경우 곧바로 입단식을 가질 전망이다. 이어 빠르면 31일 오전 4시 45분 포츠머스와의 FA컵 32강전 원정경기 혹은 다음달 4일 2시 15분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한편 이동국이 입성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미들스브러는 올해 창단 115년째를 맞았으며 뉴캐슬 유나이티드, 선더랜드 등과 함께 영국 북동부를 대표하는 명문이다.
1892년 설립된 미들스브러는 1899년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참가했다. 5차례에 걸쳐 2부리그 강등과 1부리그 승격을 반복했으며, 1999~2000시즌 승격한 이후 8년간 계속 프리미어리그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멀어 창단 이후 단 한번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본 적이 없다. 1994년 칼링컵 우승을 한 차례 차지했을 뿐이다.
미들스브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 정도의 실력을 가진 팀으로 분류된다. 지난 시즌 12승 9무 17패로 리그 14위를 기록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2004~05시즌에 거뒀던 7위가 가장 좋은 성적. 이번 시즌 역시 24라운드를 소화한 현재 승점 30점을 기록, 11위를 달리고 있어 자칫 강등권 싸움(18~20위 강등)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사령탑은 지난해 7월 잉글랜드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스티브 맥클라렌의 뒤를 이은 가렛 사우스게이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 수비수로 나섰던 사우스게이트는 2000년부터 지난시즌까지 5년간 미들스브러의 수비수로 뛰었으며, 이번 시즌부터 37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갑작스럽게 팀을 맡게 됐다.
미들스브러의 홈 구장은 3만5천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리버사이드스타디움이며, 팀의 애칭은 ‘보로(Bor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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