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브로커들과 손잡고 신용불량자 등을 모집해 개인 파산을 시켜주는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챙긴 고법원장 출신 변호사와 개인파산 브로커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종호)는 24일 업무 제휴를 맺은 신용관련 컨설턴트 회사를 통해 알게된 브로커들로부터 개인파산·회생 신청자를 대거 소개받은 뒤 1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받아챙긴 전직 고법원장 이모씨(67)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이씨에게 수백명의 개인파산 대상자를 조직적으로 소개해준 김모씨(41) 등 개인파산 브로커 5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2005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광주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신용지원금융회사인 S네트워크와 제휴, 신용불량자 500여명을 소개받은 뒤 이들로부터 1인당 250만원씩, 모두 10여억원을 수임료 명목으로 받아챙긴 혐의다.
이씨는 특히 외부 의심이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전문 브로커들을 자신의 사무장 또는 직원인 것처럼 위장한 뒤 이들에게 현행법상 금지된 사건수임료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조사 결과 브로커 김씨 등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농어촌 주민과 주부들을 겨냥해 개인파산·회생제도의 장점을 부각하는 전단지를 배포하거나 생활정보지 광고를 미끼로 신청자를 모집, 변호사인 이씨에게 소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모집된 신용불량자들이 돈이 없는 점을 알고 1인당 200만원 안팎의 수임료를 미리 빌려주기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빚 독촉에 시달려온 피해자들은 파산 신청 서류가 20여종에 이를 정도로 복잡한데다 절차도 까다로워 이를 고민하다 파산 브로커들의 유혹에 손쉽게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며 “개인 파산 신청자가 최근 1~2년새 급증한 점으로 미뤄 전문브로커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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