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언론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뜨거운 감자였다. 공무원연금보다 더 늦게 시행되었지만 더 먼저 재정안정화 대책을 마련했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여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 연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끌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잠잠한 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 아니라 올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있는 현재진행형 과제라는데 대한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정안은 장기 재정안정화 방안 마련이라는 큰 틀 아래 가입자관리 및 급여체계 개선 등 그동안 가입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한층 더 성숙한 제도로 정착되어 가는데 있어 이제 막 물꼬를 트기 시작했던 것이다. 갓 첫발을 내디딘 연금법 개정안이 정치적인 이슈에 묻혀 마치 “언제 연금개혁을 논의했느냐?”는 듯 그간의 과정과 노고를 또 다시 똑같이 되풀이하는 현상은 이제 없어야 한다.
얼마전 MBC PD수첩에서는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세대간 의견차이와 현행 제도를 적용받는 가입자 및 수급자 등 다양한 계층의 시각을 취재 방영했다.
대다수 국민들의 오해와는 달리 평균수명을 전제로 한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시중 금융상품보다 2~4배 높다는 결과는 차치하고, 갑을병정의 얘기를 공평하게 들려주고 대다수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진실을 알렸다는 점이 기존의 시사고발 프로그램과는 차별적이었다.
방송을 보고나니, 연금법 개정안이 복지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큼 희망이 보였다. 바야흐로 언론도, 국민도 국민연금의 미래를 얘기하고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을 논의하는 풍토로 가고 있다.
남은 건 올 2월, 국회의 미래지향적 결단이다. 3년을 넘게 끌어왔던 국민연금 개혁안 심의와 같은 시간허비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제도발전을 가로막는 일은 더 이상 아무에게도 용납받을 수 없다.
최근 주된 사회이슈 중에서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화두가 저출산 고령화이다. 이와 관련해 출산장려책이라든가 양육지원책, 건강보험료 지원 등 정부와 국회는 선심성 정책, 인기용 이슈를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고 있다.
그러나 풀지 않는 숙제를 자꾸 쌓아만 가면 어쩌겠단 말인가. 2월 임시국회를 앞둔 지금은 산적한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성실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이다.
전 국민의 기본적인 노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국민연금법을 만들어 시행한 지 19년, 그동안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고 사회경제상을 반영한 연금법 개정안이 두 달이 넘도록 현재 법 통과 대기중에 있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판단하기에 최종 결정이 너무 더딘 것 같다.
법안이든 개혁안이든 제도적 장치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은 일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국회는 깨달아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을 국회가 태만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올 2월에는 언론과 국민의 템포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 부디 실천하는 국회상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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