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5·울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또 한번 좌절됐다.
이천수와 입단 협상을 벌였던 위건 어슬레틱은 지난 25일 오후 울산 측에 공문을 보내 그에 대한 영입 의사가 없음을 공식 통보했다.
위건이 이천수를 정말 필요로 했던 것인지, 아니면 이천수가 ‘임대’라는 기억 조건에 불안함을 느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주일 남짓 끌어왔던 그의 이적 협상은 가장 안타까운 시나리오로 끝을 맺게 됐다.
이천수의 위건행 결렬은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시장이 한국 축구에 보내는 하나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축구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한국 선수들도 빅리그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천수는 K리그에서 가장 기량이 훌륭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7월 울산에 복귀한 이후 곧바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견인차가 된 이천수는 그 해 K리그 MVP까지 수상했으며 지난해 독일월드컵에서도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 중 하나였다.
대회 첫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토고전 역전승의 발판이 됐고, 안타깝게 패한 스위스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한국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비록 한국이 예선 탈락했지만 월드컵에서 보여준 기량만큼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프리미어리그 진출 과정에서도 울산 측은 이천수의 독일월드컵 경기 장면을 보고 위건이 영입을 생각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유럽 축구 시장은 더 이상 월드컵 때의 활약만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결국 세계 축구의 메이저 시장이 선수를 데려올 때 ‘월드컵 반짝 활약’ 보다 장기간에 걸친 리그 성적에 무게를 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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