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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국민’ 이름을 함부로 팔아먹는가 |
2008년07월31일(Th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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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우려에 대한 촛불집회가 벌써 83회를 넘어가고 있다. 참여자가 현격히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 생명력은 끈질기게 주말저녁이면 어김없이 광화문 일대를 뒤덮고 있다.
국민의 응집된 힘을 보여줌으로써 거만했던 정부의 사과와 변화를 이끌어 냈지만, 한편 폭도로 변해버린 일부 시위대의 과격행동은 촛불집회의 순수성을 퇴색시키기도 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촛불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광화문 일대 상인들로부터 촛불시위 집단 손해배상을 당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소송을 낸 상인들 115명의 이름과 주소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대책회의는 게시판을 통해 ‘많은 국민들에게 피소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자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 그 부작용이 심상치 않다. 일부는 이름이 공개된 상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감히 국민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한번 두고 보자’는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인터넷 게시판에는 ‘망할 때까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민사소송의 공개주의 원칙에 따라 원고 이름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대책회의의 이번 처신이 상인들을 대상으로 또 다시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협박전화를 부추긴 것으로도 단정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경찰과 시민을 향해 집단폭력과 폭언을 퍼붓고, 취재 기자를 두들겨 패고 카메라를 빼앗는 시위대가 인터넷에 공개된 상인들의 이름과 주소를 봤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집단 손해배상 소송이 잘못됐다면, 법원에서 법리논쟁을 벌이면 될 일이다. 국민의 이름이라며 인민재판이라도 하겠다는 식의 과격시위자들의 행태는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다. 뒤늦게 대책회의는 상인들의 이름을 삭제했지만, 이미 이름이 공개된 상인들은 죄인이 된 마냥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촛불시위는 비무장 평화시위를 상징할 때 그 빛을 발한다. 경찰이 세게 나오면 우리도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집회 주최자들의 ‘결연한’ 의지는 더 이상 평화적 집회이기를 포기한 것과도 같다. 선량한 국민의 가면을 쓰고, 함부로 국민 운운하며 폭력을 저지르는 자들을 스스로 정화하지 못한다면, 대책회의 역시 촛불의 화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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