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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의 본고장 장성에 부는 ‘여풍’ |
2008년07월31일(Thu) |
| ‘女 군수-女 서장’ 전국 기초단체중 유일…양성평등 디딤돌 역할 기대 |
선비의 고장이자 호남 유교문화 중심지인 장성에 남성중심주의적 향풍(鄕風)을 깨고 최근 여성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여군수-여서장’ 지역이라는 점.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행정과 치안의 수장이 모두 여성인 곳은 장성이 유일하다.
지난해 12월 교육계 출신 이청 군수(51·여)가 국내 첫 여성 자치단체장에 오른데 이어 최근 경찰청 인사에서 ‘광주·전남 첫 여성총경’인 한재숙 총경(55)이 경찰서장으로 임명되면서 첫 여군수-여서장 시대를 열었다.
여성기관장 1, 2호인 이들은 취임사 등을 통해 “유교적 색채가 짙은 장성에서 기관장을 맡게 돼 부담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양성평등 시대의 디딤돌이 된 것 같아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7급 공무원 178명 중 94명(53%), 8급 54%, 9급 42%가 여성일 만큼 공직에도 잔잔한 여풍이 불고 있다.
한 여성공무원은 “사회 각계에 부는 여권 신장이 유교주의가 강한 장성에도 점차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을 피부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벽도 여전해 읍·면장을 포함, 5급 공무원 35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으며 기관장 23명 중 21명, 여성단체를 뺀 사회단체 70곳 모두 남성이 장(長)을 맡고 있다. 마을 이장도 290명 중 16%만이 여성이다.
군 관계자는 “묵은 관행과 향풍에도 불구, 여성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 만은 사실”이라며 “여풍이 거세 남성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농담섞인 얘기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에는 현재 ‘호남 유일의 한국 18성인’에 드는 하서 김인후의 필암서원(사적 242호)을 비롯해 봉암서원, 고산서원 등 유교서원을 중심으로 50여개의 문화유산이 산재돼 있으며, 대표적인 문향(文鄕), 의향, 선비의 고장으로 불린다.[장성=이연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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