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조건 없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야 한다며 29일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한나라당은 ‘민생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이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년 연임제 개헌 제안도 민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며 “29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직접 방문해 이 같은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강 대표의 ‘민생경제회담’ 제의와 관련 “진심으로 민생이 파탄 직전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건 따질 것 없이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강 대표께서 제 1야당 대표로 대통령에게 하실 말씀도 있을 것이고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생각도 분명히 발힐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대화를 하든 협상을 하든 진지한 대화의 장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이런 뜻을 직접 전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 실장은 “(회담을) 완전 비공개로 하거나 완전 공개로 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고 산적한 국정현안을 다룰 수 있다”면서 “진지한 대화를 위한 조건이라면 방식과 절차를 협의할 수 있다”고 제의했다.
이 실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을 많이 말하는데 서로가 분명한 입장을 국민에게 내놓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며 “그것이 공당의 입장이고 대통령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거듭 말하지만 ‘국사(國事)’보다 ‘식사(食事)’가 먼저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정치보다 민생이 먼저인만큼 민생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민생회담’을 거듭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든 아랑곳 않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라고 생떼를 부린다면 ‘분노’에서 ‘포기’로 바뀐 국민의 마음이 ‘원한’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청와대의 소위 ‘조건 없는 만남’이 민생을 빙자한 정치쇼가 돼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의 개헌 등 정략적 논의 불가의 대전제는 불변이고 청와대의 진정한 뜻이 민생해결, 경제회복이라면 언제라도 허심탄회하게 만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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