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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간 교장만 5명”…임기 양극화 |
2008년08월25일(Mon) |
광주 미니학교 잦은 인사 논란…학사 혼란 반복
신흥택지지구·부자동네 ‘붙박이 교장 수두룩’ |
내년 2월 광주 남구 D초등학교를 졸업하는 A군(12)이 학교로부터 받은 상장이나 임명장에는 매년 다른 이름의 교장이 등장한다.
1~3학년 때 교장이 각기 다르고, 지난해와 올해 또 다시 교장이 바뀌는 등 6년새 5명의 교장이 이어달리기 하듯 바뀌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부임한 교장만도 7명에 이른다.
7학급 규모의 또 다른 미니학교인 광산구 B초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1천200여명이던 학생수가 50여명으로 급감하면서 교직원수도 달랑 11명으로 줄었고, 급기야 이른바 근무 기피학교로 전락하고 만 것.
개교 이래 73년 동안 32명의 교장이 거쳐갔으며, 특히 최근 5년간은 5명의 교장이 1년 주기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 교사는 “자고 나면 교장이 바뀌어 학사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고, 일부 학부모는 “소규모 학교에 대한 선입견과 이중차별”이라며 비난했다.
1년짜리 교장은 비단 이들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S초교, K초교, I초교, M중 등 상당수 학교들이 교장 이·취임이 연례행사화되고 있다.
반면 학생수가 많거나 신흥택지지구, 또는 부자동네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대다수 교장이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을 한 곳에 머무르는 등 ‘붙박이 교장’이 수두룩하다.
남구 J초교의 경우 6대 박모 교장이 3년, 7대 김모 교장이 4년을 재직한 뒤 현재 8대 교장이 2년째 학사전반을 지휘하고 있으며, 51학급 규모의 W초교도 평균 임기가 3년을 웃돌고 있다.
학교장 임기 양극화는 단위학교 예산이 쓸 곳을 미리 정해 지급하는 목적경비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장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포괄사업비 중심으로 바뀐 데다 ‘4.15 학교자율화’ 조치로 교장 권한이 대폭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쥐꼬리 예산을 운용하는 미니학교에는 1년짜리 교장이, 40~50개 학급에 교직원만 70~80명에 이르는 도심 학교에서는 ‘장수 교장’이 넘쳐나는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한 초등교사는 “교장이 새 학교의 업무를 파악하는데는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며 “어렵사리 업무와 교풍(校風)을 파악하자마자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한 학생은 “신학기 때면 어김없이 새 교장선생님이 오신다”며 “어떤 분은 예절을, 다른 분은 학력을, 또 어떤 분은 수행평가를 중시해 헷갈린다”고 하소연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장은 각 학교의 방침이나 운영, 행사를 총괄 지휘하는 CEO나 다름없지만 미니학교 기피풍조로 잦은 인사이동이 이뤄지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안정적 학사운영을 위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규정상 교장은 4년 임기지만 중임이 1회 가능해 최대 8년 동안 교장직을 수행할 수 있으며, 3년 주기로 2~3개 학교에서 근무하다 정년 퇴임하는 것이 일반적 관례다.[천병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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