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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은 덕을 쌓아야 / 이준구(주필, 시인) |
2007년01월29일(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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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밤 임기 중 마지막으로 신년 국정연설을 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정 청사진을 밝히는 자리이길 바랐다. 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당원들을 향해 “함께 뭉쳐 가자”고 단합을 호소한 것은 물론이고 야당의 유력 대선 예비 후보를 겨냥해 “실물(實物)경제 좀 안다고 경제 잘하는 것은 아니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은 배포한 연설문에서 20여 차례 언론을 비난했다. 야당과 야당 대선주자들도 20차례 가까이 비난했다. 야당과 언론에 대한 비난없이 넘어간 페이지가 없을 정도였다.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등 잘못된 모든 것은 결국 야당과 언론 탓이란 것이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원포인트 개헌’ 즉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도입,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 시대’ 민주화 이후의 과도기(過渡期)라 하겠다. 과도기에는 갈등과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최소화해야 하는데 ‘진보와 보수란 적대적(敵對的) 이분법(二分法)으로 오히려 확대돼 왔다는 데 있다.
민주화 이후 과도기의 혼돈을 극복하려면 우파-좌파의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 우파-좌파는 상대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개념이지 배타적 적대적 개념이 아닌 까닭이다.
비록 전쟁을 겪고,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그 개념을 서유럽국가들의 우파-좌파에 대입해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냉전적(冷戰的) 틀에서는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우파든 좌파든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민주주의(民主主義)와 시장경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도로 인간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지상 낙원을 만든다는 공산주의 제도는 오히려 소련을, 북한을 지옥으로 만든 까닭이다. 제도에 매달리면 사람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된다. 똑같은 제도 아래서 왜 어떤 때는 부흥하고 어떤 때는 고난을 겪는가? 사람 탓이다. 그것이 상층부의 문제라면 통솔력과 연관이 있고, 보통사람들의 문제라면 교육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사람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 단임이라는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단임을 운영하는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5년이라는 기간이 짧다고 한탄하기보다는 짧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지난 47개월동안 국민들이 잘 살려는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개혁한다고 우왕좌왕했지 실제로 개혁다운 개혁을 제대로 못하고 민생(民生)을 살리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민심을, 시장(市場)을 이길 장사는 없다. 그런데 민심을 거스르고 시장을 무시하다 결국 정책실패로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민심이 천심(天心)이란 걸 왜 모르는가. 대다수 오늘의 국민들은 노 대통령에 실망하고 있지만 아직 노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다 임기를 마치기를 바라고 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법치주의(法治主義)를 지양하고 덕치주의(德治主義)로 나가야 한다. 덕치주의란 덕(德)으로써 하는 정치인 것이다.
덕이란 무엇인가? 선(善)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요, 도덕적으로 뛰어난 품성이요, 인간으로서 마음이 어질고 행동이 바른 것이다.
훌륭한 인격으로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힘이요, 수련으로 갈고 닦은 높은 인품이요, 사람으로서 가야 할 길을 바로 갈 수 있는 도덕적 자질이요, 남에게 도움과 은혜를 베풀 수 있는 능력이다. 덕은 인격의 뼈대요, 사람의 근본이다. 인간은 건강도 중요하고 지식도 필요하고 재능도 있어야 하고 기술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자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덕이다. 덕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근본이다. 덕은 인격의 핵심적 요소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덕이 있는 사람은 결코 외롭고 고독하지 않다.
덕이 있는 사람이 득인(得人)이다. 득인은 많은 사람을 얻을 수 있다. 덕은 사람을 끄는 정신적 자력(磁力)이다. 사람을 모으려면 덕이 있어야 한다. 덕은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다. 덕은 흥(興)의 길이요, 부덕(不德)은 망(亡)의 길이다. 덕은 순리(順理)에 맞는 것이요, 부덕은 순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덕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요, 패덕(悖德)은 우리가 물리쳐야 할 길이다. 사업의 흥망성쇠는 덕의 유무다소(有無多少)에 의해 결정된다. 덕은 모든 것의 뿌리다. 개인의 성공과 회사의 발전과 국가의 번영이 모두 덕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참여정부는 덕을 배우고, 덕을 기르고, 덕을 심고, 덕을 쌓아야 한다.
노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1년이 남았다. 지금은 분명히 실덕(失德)했지만 실패한 대통령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덕을 심고, 덕을 쌓아 실패한 부동산 정책 등의 대책을 세우고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면 지지도가 상승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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