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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올림픽 반한감정 |
2008년08월28일(Thu) |
| 안용호<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2008 베이징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중국신화사 통신은 베이징 올림픽을 ‘빙푸 역사의 종언, 신중국의 탄생’이라고 정의했다. 서양세력이 동쪽으로 밀려오는 시대는 끝나고 중화 르네상스의 시대가 열렸다는 선언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중국은 ‘차이나 파워’를 한껏 과시했다. 지나치게 중국적이었다는 외신의 꼬집음이 있었지만 중국으로서는 대단한 성공이었다. 뿐만 아니라 금메달 51개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쾌거도 이루었다.
우리나라도 금메달 13, 은메달 10, 동메달 8개를 획득해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또한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2위에 복귀했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는 실적과 당당함에서 박수와 사랑을 받았다. IOC선수 위원에 당선되는 등 스포츠 외교의 결실도 거두었다.
그런데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아니 염려스럽고 심히 우려된다. 중국 사람들의 ‘혐한 정서’가 지나쳐 우리를 경계하고 야유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에 응원을 나가면 중국인들의 비우호적 태도에 깜짝 놀란다고 한다. 아니 경악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비하여 너무 다르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 선수가 맞붙은 경기에서 중국관중이 중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중국 관중은 무조건 우리나라 선수가 싸우는 시합에서 다른 나라를 응원한다.
14일 열린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중국 관중이 휘파람을 불거나 페트병을 두드려 경기를 방해한 것도 ‘비신사적인 일’이지만 이해가 갔다고 한다.
한국과 카메룬, 한국과 이탈리아 축구 경기에서도 중국인들은 ‘카메룬 힘내라’, ‘이탈리아 힘내라’를 외치면서, ‘오 필승 코리아’나 ‘대한민국’을 외친 한국 응원단의 소리를 묻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약과였다. 일본과의 야구 경기애서는 일본이 한국에 역전을 당하자 목이 터져라 일본팀을 응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본해가 표기된 깃발을 들고 응원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애증을 함께해 온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의외의 일이다. 중국에 침략전쟁과 난징 대학살을 저지른 ‘불공대천의 나라’ 일본 보다 한국이 더 미운 나라가 돼버린 것이다. 중국 관리들조차 우려를 나타낸다고 한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중국인들의 말을 빌리면 혐한 감정의 기폭제는 2005년 11월 25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 단오제를 꼽는다. 중국 언론이 ‘한국이 중국 전통 유산을 강탈하려고 한다’고 보도하면서 혐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어 백두산 공정 및 한의학 논쟁, 인쇄술과 혼천의 등을 둘러싼 원조 논쟁이 겹치면서 상호 불신이 가속화 되었다고 한다.
또 보이지 않은 우리의 교만함도 한몫했으리라 생각된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들 가운데는 중국을 비하하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한미 동맹 강화나 한일 신시대를 축으로 하는 외교도 새로운 반한 감정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며, 쓰촨 대지진 때 한국의 일부 네티즌들의 악의적 댓글도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이어서 SBS 개막식 리허설 방영 파문으로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종합해 보건데 우리가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없지 않다. 중국이 경제적, 문화적으로 성장하고 있을 때 어떻게 대할까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은 결과다.
반면에 중국이 일본에 우호적으로 된 데는 서로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세계 정치 지형이 바뀌어 가는 것도 일조를 했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일본 선수단이 지난 8일 올림픽 개막식 때 선수 전원이 일장기와 함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어 중국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은 그 한 면을 보여줬다. 국제 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것이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몸통과 팔다리 같은 존재다. 지난해 교역 규모는 1천4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에 중국은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중국에 한국은 세 번째 무역 상대국이다. 우리 유학생의 수는 6만 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40%가 넘는다.
올림픽이 막 끝나자마자 한국을 방문한 후진타오 주석이 정치, 국방, 문화 등으로 지평을 넓히기로 합의한 것은 양국 발전을 위해 다행한 일이다.
나라 발전을 위해 중국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상호 존중하며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라 하겠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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