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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기간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 / 나경택(수석논설위원,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2007년01월30일(T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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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참여정부의 지난 4년을 정리·평가하고 남은 임기 1년 동안의 국정 방향을 제시했다. 노대통령의 연설에는 참여정부가 성취해 낸 것에 대한 나름의 자부와, 그 성취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이 뒤섞여 노정되어 있다. 노대통령은 민생, 경제, 사회 등 제 영역에서의 진전과 실적을 열거하고 “남은 기간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대가 부여한 국가적 과제를 뒤로 넘기지 않음으로써 국민과 다음 정부에 큰 부담과 숙제를 남기지 않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다짐과 소망도 피력했다.
국정연설대로라면 이 나라는 지금 노 대통령 치하에서 태평성대여야 마땅하다.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은 노 대통령과 측근들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 열린우리당조차 이 정권 4년의 실패와 잘못을 국민 앞에 고백했다. 지금 집권당의 간판으로는 정치적 내일이 없다고 절망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현 당의장, 전 당의장, 현 원내대표, 전 원내대표들까지 모두 집권당 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 오래 전에 대통령의 말에 질렸고, 이제 그에 대한 비판에도 식상할 지경이 됐다. 그러나 대통령 연설 중 몇 대목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연설 첫머리에 “민생이란 말은 저에게 송곡이다. 4년 동안 제 가슴을 누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정권 취임 4년 만에 비로소 처음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사과 한마디를 듣게 되나 보다 라고 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대통령은 “민생문제를 만든 책임은 없다. 문민정부 때 생긴 것을 물려받은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의 지난 4년의 공과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다. 민생, 경제, 사회 정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잘했고, 잘되어 가고 있다는 식의 노대통령의 자평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서민 경제 침체, 최악의 실업률, 도저해진 사회 양극화 등에서 나타나는 여러 지표들은 분명 참여정부가 자초하거나 방조한 실정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좌파신자유주의’로 운위되는 정체성의 혼선, 인사에서의 잦은 실책, 그리고 노대통령의 말로 인해 빚어진 과도한 언어비용과 사회적 갈등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실망을 배가시키고 지지율을 폭락시킨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이뤄낸 것 또한 과소평가할 것은 아니다. 정치와 선거에서 부패와 비리의 사슬을 끊은 정치개혁의 분야는 값진 성취로 매김되어야 할 터이다. 권력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통제와 장악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분권화에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현대사에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친일 청산 작업을 시작한 것 등도 평가받아야 할 대목이다. 물론 참여정부의 공과 과에 대한 최종 평가는 역사의 진전 끝에 이뤄질 수밖에 없다. 언젠가 노대통령도 밝혔듯이, 역사 속에서 구현되는 민심의 평가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심혈을 기울일 것은, 스스로의 다짐대로 남은 1년 동안 흔들림없이 국가적 우선 과제들을 잘 마무리지어 차기 정권에 넘겨주는 일이다.
집권여당이 정계개편이다 뭐다 해서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이러한 국가적 현안을 관리·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대통령의 지도력과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대통령이 특정의 정파적 이해에 빠져 정치싸움에 함몰하거나 대통령 선거판의 한 당사자로 나서고자 한다면, 노대통령이 다짐한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말보다는 실천으로써, 최고 통치권자로서의 소명의식을 갖고, 국가와 국민에게 최선을 다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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